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송나라의 문장가 소동파가 명산 여산에 갔다가 깨달았다고 한다.

‘여산의 진면목을 알 수 없는 건,
내가 여산 속에 있기 때문이지.’

인생을 살다보면 가끔 어려움에 처할 때가 있다. 생각도 정리가 안 되고 뭔가 꼬이기만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말이다.

글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다. 안 풀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자리에 앉아 있기보다 우선 일어선다. 나가서 산책을 하거나 뭔가 다른 곳에 집중해 본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글을 보면 잘못된 부분이 보인다.

한번에 매끄럽게 완성해보면 좋겠지만 그럴 때는 많지 않다. 단번에 끝내보겠다고 앉아 있어봤자 소용이 없다. 그럴 때는 자리를 떠 보는 것이 상책이다. 정 안 되면 누군가와 통화라도 한번 하고 다시 자리에 앉으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인다. 더 큰 그림으로 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인 중에 다단계에 빠졌던 사람이 있다. 물론 불법다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 속에서 승급에 눈이 멀어 계속 물건을 사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칭찬도 눈이 멀게 하는 요인이다. 그 집단 안에서는 집단의 진면목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단점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 지인은 필자가 진행하던 교육을 들으면서 객관성을 확보하고 그 속에서의 무리한 행동을 멈출 수 있게 되었다.

비슷한 이야기로 ‘나뭇잎 하나가 눈을 가리면 태산도 안 보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것에 지나치게 집중할 때 다른 모든 것은 보이지 않게 된다. 이것은 인간관계, 투자, 교육 등 인생의 여러 부분에도 적용된다.

그러니 속상한 일이나 고민이 있다면 잠시 멈추어라. 떨어져서 생각해보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그 사람의 말을 들어서 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랑 다른 의견도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랬을 때 비로소 객관성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화가 날 때, 아무 말이나 막 해버린다면 그것은 반드시 자신의 결점이 된다. 시간의 문제가 있겠지만 결국 자신에게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 그 당시는 화가 났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보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 때가 많다. 화가 나면 일단 시간을 갖는다. 화가 정말 많이 나면 전화도 안 받는다. 받아서 화를 내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마음이 풀어진 후, 천천히 해결하는 것이 후회를 덜하는 방법이다.

작은 일 하나로 화를 주체 못해서 큰 사건을 내는 일은 주로 뉴스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요즈음은 정치이야기에서도 가끔 등장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태산도 볼 수 없게 하는 작은 나뭇잎, 그만큼 작은 일에 대해서 경계하라. 마음이 복잡하거나 괴로울 때 가까운 재래시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선을 빼앗을 만한 일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장소를 옮기기 어렵다면 5분이라도 같은 방향으로 걸어보라. 돌아서 가는 것까지 10분이면 차분해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시간이든 공간이든 떨어져서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는 것은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 이런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기본 태도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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