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매년 연말에는 한 해를 정리하는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며 성탄절도 있고 곧 새해가 온다는 기대감으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올해는 국내적으로는 높은 금리로 부동산이 하락하면서 경제도 점차 침체 국면으로 가고 있고, 국외적으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전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동지역에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인지 몰라도 2023년은 조용한 연말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분야는 언론이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에서 경험하였다. 민주주의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발전하고 성숙해진다. 현대사회에 오면서 언론의 자유는 다양한 언론매체가 등장하면서 더욱 보장받게 되었다. 언론의 자유가 확대 보장받게 된 것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크다.

언론매체가 다양화되면서 언론의 자유는 더욱 확대 보장되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의 발생으로 온라인 비대면이 많아지고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하여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SNS가 빠르게 확대되었다. 언론이 지상파를 중심으로 하는 대형 언론에서 유튜브를 통한 개인에 의한 방송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개인방송의 시대가 열리면서 온라인을 통한 쌍방향의 소통이 대세가 되고 있다.

언론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정보의 홍수에 노출되어 있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정보는 질보다는 양이 우선되고 있고, 다양하면서 화려한 정보의 이면에는 정보의 진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가짜 정보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정보의 진위를 알아볼 수 없어서 발생하는 혼란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정보의 혼란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표현 그 자체를 보호해야만 보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가짜 정보로 인한 피해는 사후에 판단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헌법도 언론·출판에 대해서는 검열제와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음란한 표현도 표현 그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사전검열에 해당하여 위헌이라고 하였다. 음란한 표현이 사회의 미풍양속이나 공중도덕에 반하는 것이라면 민·형사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물리면 된다.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보편화되면서 이를 이용한 개인방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는 언론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보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이 있듯이 개인방송이 확산하면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면이 커지고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하여 국회는 계속하여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입법을 논의하고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언론의 자유를 축소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중요한 기본권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언론을 통제한 권력이 오래간 적이 없었다. 언론을 장악한다고 진실을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언론을 통하여 여론을 조작한다고 하여도 진실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각자들은 사상의 자유시장론을 통하여 언론을 자유롭게 보장하면 정보가 유통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면서 언론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고 보았다.

이런 논리는 과거 언론매체가 단순하고 정보의 양이 많지 않았을 때는 통용되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언론매체가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는 상황에서는 사상의 자유시장론은 적용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온라인을 통하여 정보가 너무 빨리 광범위하게 확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정보를 미처 거르기도 전에 이 정보에 기반하는 가공 정보들이 확대 재생산되는 등 혼란을 초래하여 진실 여부를 판단할 시간을 빼앗아 버린다.

언론의 기능은 정보의 전달과 소통에 있다. 그런데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으면, 일방적이고 포장된 정보로 인하여 사회의 갈등과 분열, 혼란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유튜브의 경우 짧게 방송하는 쇼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정치·경제에서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온라인 언론을 이용하여 특정인을 공격하거나 특정 사실을 왜곡하는 개인방송이나 쇼츠가 늘어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위하여 바람직하지 않다.

언론매체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는 법적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언론이 다른 사람의 권리나 명예를 침해하거나,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침해하는 경우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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