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탈당 상태임을 고려해야”
비명 “도덕적 심판, 불리해져”
거론된 20여명 의원, 줄소환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답변을 하던 송 전 대표가 유튜버들의 구호 및 소음이 커지자 답변을 멈추고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4월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를 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8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답변을 하던 송 전 대표가 유튜버들의 구호 및 소음이 커지자 답변을 멈추고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4월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300만원씩 든 돈봉투를 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과 관련해 여야 반응이 갈린다.

국민의힘은 “586 운동권의 윤리적 몰락”이라고 비판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탈당한 인사로 당차원의 대응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비명계 측에서도 “새삼스러운 것 있냐”면서도 당의 도덕적인 심판 부분에 대해 불리해졌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9일 송 전 대표의 구속을 놓고 “586 운동권의 씁쓸한 윤리적 몰락”이라며 “그들은 1980년대 운동권 경력으로 국회의원이 됐지만, 그들의 인식·윤리는 그 시대에 그대로 머물러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공정해야 할 선거 과정에 매표라는 반민주적 수단을 사용해 당원을 기만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에 대해 일말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당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말 민주주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한다면, 반민주적 범죄에 연루된 이들을 더는 감싸선 안 된다”며 “정당의 울타리 안에서 떳떳한 양 행동하지 못하게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민주당은 송 전 대표가 탈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차원의 대응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돈 봉투 살포’와 연루된 현역 의원들의 명단이 20여명 거론되고 있어 줄소환 가능성 제기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말을 아끼고 있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송 전 대표가) 형식적으로 탈당 상태임을 고려해달라”고 답했다.

또 돈 봉투 명단에 거론되는 현역 의원들에 대해선 “개별 의원들이 이름만 거론됐지, 수사기관에서 확인된 것은 정확히 없다”며 “의혹만 가지고는 어떻게 할 수 없다. 수사기관에서 정확히 확인된다면 원내대표 차원이든 당 지도부에서 대책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비명계 일부에선 이런 사법리스크가 대수롭지도 않다면서도 당 차원의 조치 부재는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비명계 모임 ‘원칙과상식’ 멤버인 윤영찬 의원은 “당에 대한 도덕적인 심판의 부분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고, 조응천 의원도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라디오에 출연해 “여권이 김건희 특검법, 쌍특검법 정국에서 (연루된 현역 의원들) 소환을 두고 레버리지로 활용하면서 물타기 등으로 활용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영장실질심사 담당 판사에 대해 “사법부의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송 전 대표의 구속으로 ‘돈 봉투 수수’와 거론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천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지난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을 마친 뒤 구속됐다. 그는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2021년 3∼4월 국회의원 교부용 돈 봉투 20개를 포함해 총 6650만원을 당내 의원 및 지역 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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