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체감온도는 최저 -9도
시민 “비·눈 오면 감속하고 조심”
내일, 올겨울 최강 한파 예상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집이 빌라라 동파 때문에 수도랑 보일러 틀어놓고 나왔어요. 친척 집인 파주에 가려고 나왔는데 목도리와 중량 패딩으로 완전무장 했어요.”
16일 서울역 인근, 흐린 하늘에 눈발이 날리며 강추위가 닥친 가운데 이연숙(70대, 여, 서울시 관악구)씨는 “생전 이런 거 안 입는데 다리에 토시도 꼈다”며 옷을 들쳐 보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은 강한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면서 얼어붙었다.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10도가량 뚝 떨어지면서 -4도를 기록했다. 특히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9도까지 내려갔다.
서울역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와 모자, 목도리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지만, 찬바람에 몸이 움츠러드는 모습이었다. 도로에는 눈이 내리면서 살얼음 낀 도로가 미끄러웠다. 고령층은 계단 손잡이를 꼭 잡고 조심스럽게 걸어 올라갔다. 한 노인은 “내려갈 때는 큰일이네”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서울역 인근 공사 현장에서는 인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불을 피우며 몸을 녹였다. 한 인부는 “너무 추워 안 되겠다”며 따뜻한 커피를 사러 가기도 했다.
눈과 함께 바람이 불자 사람들은 외투의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거나 우산을 쓰며 걸어갔다. 강한 바람에 우산이 뒤집혀 급히 흡연구역으로 피신 한 아주머니도 있었다. 김은숙(가명, 75세, 여)씨는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가는 게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나왔다”며 “눈이 많이 와서 괜히 걱정된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조상범(31세, 남, 용산구)씨는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든데 최대한 따뜻하게 입고 방한용품을 준비하고 나와야 할 것 같다”며 “당장 핫팩이라도 근처 편의점에서 사야겠다”고 했다.
새벽 5시에 나온 택시 기사 김준한(70대, 남)씨는 “(이런 날씨에는) 법규에도 눈·비가 오면 50% 감속하라 했다”며 “감속 운전과 조심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곳곳에 강한 바람을 동반한 눈·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서울 경기에는 1~3㎝의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눈으로 바뀌어 빙판인 곳이 많겠다.
도로가 미끄러운 만큼 운전 시 속도를 줄이고, 차간 거리를 충분히 유지하는 등 운전에 유의해야 하겠다.
주말인 17일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면서 올겨울 최강 한파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