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충주병원서 결의대회
“의대정원 확보 위해 정상화 ‘운운’”
12월 총파업 돌입 예고해

전국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들이 지난 29일 건국대 충주병원 앞에서 병원 정상운영을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전국 보건의료노조와 시민들이 지난 29일 건국대 충주병원 앞에서 병원 정상운영을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병원 축소 운영과 구조조정 등으로 끊임없는 ‘의료공백’ 논쟁이 일고 있는 건국대 충주병원에 전국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모여 정상 운영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동조합 건국대충주병원지부를 비롯한 전국 노조원들은 지난 29일 건국대 충주병원 앞에서 “건국대법인은 병원을 정상화하겠다고 운운하지만 안에서는 병원을 축소 운영하고 직원을 구조조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충북 북부지역의 의료공백 해소와 병원 정상화를 위해 오는 12월 역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보건의료노조와 지역주민에 따르면 지난 1985년 건국대가 충주캠퍼스에 40명 정원의 의대를 인가받았음에도 2005년에 의전원으로 전환, 학생 실습병원을 서울캠퍼스로 옮겨 위법 운영했다. 그 결과 건국대충주병원은 1990년대 구입한 의료기기가 수두룩하고 비가 오면 양동이 없이는 병동이 물바다가 되는 등 의료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환자 침상마저 수 십년째 교체 없이 사용돼 쿠션이 푹 꺼져버리는 등 불편한 병원 시설과 환경으로 지역민들 역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 병원 노조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울러 임금 체불 등으로 의료진 및 간호 인력이 이탈해 충북 북부지역민들이 강원도 원주 등으로 원정 진료를 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최근 충주시가 소아청소년과 진료 공백을 해소하고자 ‘영유아 야간진료센터’ 운영사업을 건국대충주병에 위탁해 추진했으나 이 또한 전문 의료진 부족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국대충주병원은 충북 북부지역의 유일한 상급 종합병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충북 북부지역은 치료가능사망률이 전국 1~2위에 상회하는 등 의료공백으로 인한 위기에 직면해있기에의료공백 해결에 대한 주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열악한 상황에 이날 집회에는 건국대충주병원 직원들 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권 및 시민단체 등이 대거 참여, 병원 문제가 충주시민 전체의 문제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국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29일 건국대 충주병원 앞에서 법인 투자이행을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전국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29일 건국대 충주병원 앞에서 법인 투자이행을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제공)

노조 관계자는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지난 달 31일 건국대 법인 이사장과 충북도지사 면담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충주병원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건국대 법인에서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정치권과 지역민들은 건국대의 ‘양치기 소년’과 같은 행보에 계속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병원 정상화를 위해 건국대 법인과의 대화와 투쟁을 전개했으나 건국대충주병원장은 지난 7월 13일 노동조합에 일방적인 단체협약 해지를 통고했다”고 비판하면서 “과거 30년 동안 맺어온 직원들의 임금 및 근로조건이 담겨있는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는 것은 결국은 지속적인 적자경영을 해결하기 위해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고 더불어 충주병원을 축소 운영해 결국 충주병원을 의대정원 확보를 위한 ‘미끼’로만 사용하겠다는 건국대 법인의 속내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는 이날 투쟁결의대회를 통해 ▲충주병원 정상화 ▲투자약속 이행 촉구 ▲지역의료공백 해소 등을 촉구하며 건국대충주병원 정상화를 위한 12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