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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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음 정치부 기자

내수진작을 위해 시작된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대한민국 대표 쇼핑 축제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월 1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코세페는 행사 기간은 기존 15일에서 20일로 연장되고 참여 업체도 역대 최다인 2500곳으로 늘어나는 등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할인 경쟁은 이미 치열하다. 온라인 유통업체와 대형마트들이 이번 코세페 동안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당 사이트로 유인하는 각종 앱과 연결해 클릭만 해도 포인트를 주는 것은 물론 ‘더 좋은 상품을 더 빠르고 싸게’ 공급한다는 광고마케팅이 치열하다. 각종 가전업체와 자동차업계를 비롯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까지 코세페 기간을 올해 재고 처리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덕분에 주말 동안 대형마트는 평소보다 많은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빈 카트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대형마트와 달리 전통시장은 특정 시장을 제외하고는 코세페 기간이라는 것을 체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하다.

전통시장이 서민경제의 지표라는 측면에서 코세페같은 대형 쇼핑 축제를 통해 전통시장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단순히 매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내수진작을 위한 쇼핑 축제라면 명절처럼 전통시장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달아올라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코세페 기간에도 온라인이나 대형마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 특히 젊은 층이 전통시장을 일부러 찾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코세페 동안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전통시장 상품권을 주고 소비를 독려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지난 코로나 동안 전 국민에게 소액의 지원금을 주고 소비를 장려했을 때 실질적인 소비효과가 체감됐던 것을 감안하면 5~10만원씩의 전통시장 상품권을 주고 코세페 동안 해당 지자체 전통시장을 이용하게 한다면 확실한 소비진작 효과가 나타나고, 전통시장에 친숙하지 않은 젊은 층도 전통시장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내친김에 사업자로 등록되지 않아 각종 혜택에서 제외되는 노점상들도 확인해서 전통시장상품권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인 노력이 더해진다면, 코세페가 모두가 기다리는 대한민국 쇼핑 축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코세페를 특정 업체의 쇼핑 축제를 넘어 지역 상권을 살릴 수 있는 지자체 소비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도 필요하다. 현재 K-팝, K-드라마 등 한류문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급증하는 점을 감안해 코세페 기간 한국을 찾는 경우 지자체와 연계해 지역 특산품이나 특정 홍보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하거나, 해당 지자체를 방문해 소비하는 경우 몇 %는 페이백을 해주는 방식으로 소비를 독려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해봄이 어떨까 싶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온 미국인이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대표 쇼핑데이로 자리 잡았고, 중국의 십일절(광군절)도 대대적인 할인행사의 날로 자리 잡았다. 거기에 비해 더 좋은 콘텐츠와 품목을 갖고도 코세페는 아직 널리 인식되지 않은 느낌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경쟁률을 가진 상품들과 콘텐츠가 넘쳐난다. 떡볶이, 김밥, 치킨 등은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된 만큼 코세페 동안 떡볶이나 김밥, 라면, 치킨 축제 등을 ‘지자체 전통시장’이나 한강 등지에서 진행해보는 것도 맛과 흥미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야시장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부분을 감안해 코세페 기간에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전통시장 야시장 축제와 겸해서 진행한다면 ‘전통시장’ 활성화와 관광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지자체가 여러 모양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온라인에 익숙해지고, 배송이나 주차 등 모든 면에서 편의성을 갖춘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을 제쳐두고 전통시장에 가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코세페가 온 국민의 대표 쇼핑 축제가 되려면 지자체가 전통시장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강제로라도 전통시장에서 소비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내년부터라도 코세페 기간 내외국인에게 전통시장의 정과 문화를 느끼고 알릴 수 있는 쇼핑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가 코세페 동안 ‘전통시장 상품권’을 주민들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보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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