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제난 속에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학자인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당선됐다.

아르헨티나 중앙선거관리국(DINE)은 19일(현지시각)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에서 개표율 86.59% 현재 밀레이 후보가 55.95%를 득표해 여당 후보 세르히오 마사(44.04%)를 꺾고 당선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밀레이 당선자는 “나는 약속을 이행하고, 사유재산과 자유무역을 존중하는 정부를 원한다”면서 “35년 안에 아르헨티나를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밀레이 당선자의 낙승은 140%가 넘는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40% 안팎의 빈곤율 등 최악의 경제 위기에 기성 정치권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경제난에 지친 아르헨티나 국민이 좌파 포퓰리즘 ‘페론주의’에 등을 돌린 것이다.

그간 페론주의 집권당인 ‘조국을위한연합’은 공공 부문 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돈 풀기로 대응하면서 페소화 가치 급락, 물가 급등 등 경제난을 초래했다. 이 때문에 밀레이 당선자는 “정부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전기톱을 들고 유세를 펼치면서 눈길을 끌었다.

또 공산주의자들과는 거래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미국 및 이스라엘과 협력 체계를 더 공고히 다질 것이라고 하는 등 외교정책 대전환을 예고했다. 이에 지난 8월에 승인된 브릭스 가입도 철회할 가능성이 크다.

한때 세계적인 부유 국가였던 아르헨티나의 경제 쇠퇴는 인플레이션, 정치적 불안정, 부패, 경제 정책 실패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했다. 건전한 경제정책 없이 부패한 정치인들에 의한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이 국가를 몰락의 길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간 국가 부도 이후에도 퍼주는 정책에 익숙해져 있던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페론주의에 등을 돌리고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다짐한 밀레이 당선자를 선택했다는 것은 아르헨티나가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밀레이 당선자에게는 부패한 기득권과 포퓰리즘에 취해 있는 국민 의식과 싸워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국민 10명 중 4명이 빈곤에 시달리는 빈곤 국가로 전락한 아르헨티나가 새로운 정권 창출을 통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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