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1심 결심공판 진행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경영상 목적 분명”
검찰, 이재용에게 징역 5년·벌금 5억원 구형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관련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관련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7.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1심 결심공판에서 삼성 측 변호인단은 검찰의 주장이 3년전 기소 당시 수사 기록에 기초해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1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최치훈·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등 14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변호인단은 “3년 2개월 재판 과정은 매기일 치열한 공방 있었지만 오늘 오전 검찰 측 주장만 놓고 보면 다시 시간을 되돌려 2020년 9월로 돌아간 듯하다”며 “그동안 밝혀진 사항들은 말하지 않고 기소 당시 검사 수사 기록에 기초해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이 사건은 재판부가 검사, 변호인 양측에 쟁점 정리 등을 거쳤지만 그 과정에서 있었던 내용과 반박이 아니라 공소장에 나온 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다”며 “검사 수사를 통해 이뤄진 기록은 이런 과정을 통해 한쪽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뤄진 기록임에도 공판 심리 내용을 외면하고 수사 당시로 다시 돌아가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경영상 목적이 분명했고 합병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삼성물산에 심각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합병으로 삼성물산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설 상사에서 바이오까지 다각화했으며 외형 성장도 이뤘다”며 “이에 대해 여러 기관과 전문가는 이런 사업포트가 물산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고 바이오 사업은 그룹의 신성장 동력이라는 분석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 기여한 기업인, 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 경제에서 최일선으로 열심히 뛰어오고 있는 피고인들이 자본시장을 훼손했다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지 판단을 내려달라”고 했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 및 기소 당시 생각했던 사실, 의혹이 106회 공판 과정을 거치면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생각된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봤을 때 피고인들을 유죄로 볼 수 없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관련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관련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7.

앞서 이날 오전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어 “만약 피고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면 앞으로 지배주주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위법·편법을 동원해 이익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 사건 판결은 앞으로 재벌 구조 개편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부디 우리 자본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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