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일경험 7.3만개 제공
적응교육·심리상담 등 진행
초년생 적응 프로그램 신설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들어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이 4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복귀를 지원하기로 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경험 7만 4천개를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고립된 ‘니트 청년’에게 마음 회복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특화된 일자리를 신규 도입하기로 했다. 청년층 중소기업 취업을 위한 빈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과 50억원 규모 상생연대형성 지원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청년 쉬었음 인구는 월 평균 41만 4천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4.9% 수준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청년 쉬었음 인구는 전체 청년 대비 2%대 수준이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코로나19로 구직난이 심각했던 202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다 올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한다. 이들의 상당수는 구직 의욕도 높고 직장 경험이 있는 이직자들이 많지만 적성 불일치, 쉬었음 기간 장기화 등으로 구직 의욕이 낮은 경우도 있다.

정부는 쉬었음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지난 7~10월까지 청년들을 상대로 심층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조사는 청소년정책연구원이 18∼29세 청년 2826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쉬었음 청년 45명을 선정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쉬고 있는 청년 중 상당수는 직장경험이 있고 구직 의욕도 높은 이직-적극형(57%)이었다. 직장경험은 있지만 구직 의욕이 낮은 이직-소극형(21%)은 두 번째로 많았다.

직장경험이 없고 구직의욕도 낮은 취준-소극형은 14%, 직장 경험은 없지만 구직 의욕이 높은 취준-적극형은 8%를 차지했다.

정부는 이 같은 쉬었음 청년의 유형별 특성을 체계화해 이를 바탕으로 재학·재직·구직 단계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9900억원의 예산을 투입, 재학·재직·구직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 재학 단계에서는 내년 고교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신설하고 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확대한다. 정부는 내년에 389억원을 투입해 올해 12개 대학에서 시범 운영한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내년에는 50개교로 확대한다. 고용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직업계고와 일반계고 비진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지도·취업지원 서비스를 신설한다.

또 1663억원을 들여 민간·정부·공공기관에서 일할 기회를 7만 4천명에게 확대·제공하고 신기술 인재 양성 사업인 K-디지털 트레이닝 등 기업 수요 기반의 첨단 인재 교육도 강화한다. 국가기술자격 응시료도 50% 깎아주기로 했다.

취업한 사회초년생 청년을 대상으로는 44억원을 투입해 초기 직장 적응을 돕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청년이 선호하는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직장문화를 만들기 위해 유연근무제와 근로시간 단축지원 사업을 신설해 1인당 30만원의 장려금을 최대 1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초기 단계 쉬었음 청년의 구직 단념을 예방하기 위한 청년성장프로젝트도 내년 도입된다. 쉬었음 청년에게 자조모임, 집단·심리상담 등을 제공하고 청년 정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니트(학업이나 일·구직을 하지 않는 무직자) 청년의 구직 의욕을 높이기 위한 청년도전 지원사업 지원 인원을 1천명 늘리고 구직 노력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니트 특화형 일 경험 프로그램, 청년 이직자 대상 경력재설계 서비스도 도입된다.

고립 은둔 청년에게는 마음 회복·관계 형성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가족 돌봄 청년을 위해 연 200만원의 자기 돌봄비가 지급되고 월 70만원의 일상 돌봄서비스 바우처 지원도 확대한다.

청년 자립 수당은 월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하고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 자활근로 등 기존 장애·질병 청년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확충하기로 했다.

쉬었음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해소하도록 관련 지원도 확대한다. 산업단지를 청년 친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로봇 등 자동화 스마트공장도 늘린다. 빈일자리 청년취업지원금을 신설해 2만 4천명을 지원하고,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을 확대해 12만명에게 혜택을 나눠준다.

정부는 관계기관 정례협의체를 신설해 니트 위험군 발굴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담 인력을 통한 밀착 지원을 담당하는 청년미래센터도 신설한다.

추 부총리는 “일부 청년들은 여전히 원하는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노동시장 밖에 머물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학-재직-구직' 단계별로 조기 지원과 사전적 대응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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