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 행보 펼치는 이준석
천하용인·금태섭 등 회동
세 과시 장제원·중진 반발에
으름장만 내놓은 인요한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 신당설과 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 험지 출마로 인한 이들의 반발로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혁신위는 이들에게 으름장을 놓았지만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구애 시도에도 신당 창당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2번 만나 신당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최근 김 전 위원장을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새로운선택 금태섭 창당준비위원장도 함께 자리했다. 이 전 대표와 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생각을 나누고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본인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이 지향하는 바가 똑같다”며 “한번 서로 협업해서 ‘하나로 가보자’는 이런 취지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별로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금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금기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 전 대표가 저와 같은 길을 가겠다고 하면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만나 당에 대한 문제점을 공감하면서 신당 창당 구상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크게 내비치면서 인 위원장이 추구한 통합 가치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인 위원장이 겪는 난항은 ‘통합’ 가치뿐 아니라 ‘희생’에도 나타났다. 인 위원장은 중진과 친윤 의원들을 향해 불출마와 험지 출마를 촉구했지만 반발만 솟구치는 상황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언급되는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식을 다녀왔다”며 “경남 함양체육관에 버스 92대 4200여 회원이 운집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원산악회 임재홍 회장을 비롯한 17개 지회장, 총무,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여원산악회는 장 의원 지역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외곽조직으로 장 의원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혁신위에서 요구하는 희생을 간접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대구 5선의 주호영 의원은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정치를 끝내는 것”이라며 험지 출마를 사실상 거부했다.
5선의 조경태 의원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그 지역구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사람이 나와야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선거에서 못 이기면 그게 무슨 혁신이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인 위원장이 이들을 향해 거센 발언을 쏟아냈다. 인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중(중진·친윤 의원)에 역행하는 사람도 있다”며 “단도 적으로 말씀드리면 우유 마실래 아니면 매 좀 맞고 우유 마실래 이런 입장”이라고 밝혔다.
인 위원장의 강경한 발언에도 사실상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신위는 지난 9일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등을 포함한 2호 혁신안을 국민의힘 지도부에 공식 건의했지만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촉구 권고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혁신위가 친윤과 중진 의원들의 잡음을 고려해 주요 혁신안을 지도부에 건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민의힘 혁신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혁신위는 활동기간 마지막인 내달 24일 전까지 해당 권고안을 당 지도부에 건의드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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