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전 격화, 가자 알시파 병원 포위
의료진 “무차별 총격 있었다” 주장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건물 잔해 위에 서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IDF)은 지난달 지상 작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터널 갱도 130여 곳을 발견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건물 잔해 위에 서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IDF)은 지난달 지상 작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가자지구 터널 갱도 130여 곳을 발견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아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지속된 가운데 하마스 소탕을 위한 가자지구 지상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하마스의 전초기지 11곳을 장악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가자지구 북부에서 11곳의 하마스 전초기지를 장악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샘 작전 과정에서 나할 연대가 학교 옆에 있는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찾아내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상군의 공습 요청을 받은 공군이 아군에게 다가오는 적을 공습하고, 해군도 하마스가 진지로 사용하는 가자 북부의 건물·무기고 등을 타격했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개시 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지하 터널 130여개를 찾아내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들 터널이 주거밀집 지역 아래로도 덩굴처럼 연결돼 있기에 주택·병원·학교에서도 교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주장이다.

한 예비역 공병 장교는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의 인터뷰에서 “(작전 중) 수많은 무기와 터널을 마주하게 된다. 놀이터에서도 찾았고 유치원과 모스크 안에서도 찾았다”며 “내일 아침 누군가는 ‘왜 모스크를 공격했는가’라고 말할 텐데, 이게 그 이유”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IDF)이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 가자지구 내부에서 지상 작전을 펼치는 장갑차량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외곽에 지상군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포위하고 지하터널 등 거점을 장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이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 가자지구 내부에서 지상 작전을 펼치는 장갑차량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 외곽에 지상군을 투입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포위하고 지하터널 등 거점을 장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가운데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도 시가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아랍권 방송사 알자지라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병원 건물을 포위한 뒤 의료진 등을 가리지 않고 건물 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병원 내부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알시파 병원 내부에 있는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병원장, 유세프 아부 알리쉬 가자지구 보건부 차관 등은 알자지라에 끔찍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병원장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병원 건물을 포위하고 밖으로 아무도 나오지 못하게 한 뒤, 건물 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시가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소녀가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바닥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모습. (출처: 뉴시스)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시가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 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소녀가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바닥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모습. (출처: 뉴시스)

특히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아기들을 돌보기 위해 접근하던 의료진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이스라엘군은 병원 내부를 향해 무차별적인 총격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부상을 입은 사람들 중에는 저격총에 맞아 추가 부상을 입은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아부 살미야 병원장은 “환자들은 시시각각 죽어가고 있고, 피해자와 부상자들도 죽어가고 있다”면서 “심지어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들도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고립돼 있으며 전 세계에 수많은 SOS를 보냈지만 응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병원 내부 생존자는 “드론이 병원 주변을 맴돌고 있다”면서 “한 가족이 건물을 떠나려다 문밖을 나서면서 모두 사망했다”고 알자지라에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이 병원을 공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영내를 공습해 13명이 순교하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병원 건물을 이용해 하마스 지휘센터를 감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바닥에서 치료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바닥에서 치료받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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