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협력기구 특별 정상회의’ 개최
팔레스타인 수반 “집단학살 전쟁 직면”
“국제적 보호 필요… 미국이 나서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해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로이터 통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지구 포위를 끝내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저질러진 범죄의 책임은 점령 당국에 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다만 지난달 7일 이스라엘 기습 당시 250명가량을 납치해간 하마스를 향해서도 “우리는 인질 석방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우리 국민이 집단학살의 전쟁에 직면해있다”면서 “요르단강 서안과 예루살렘도 매일 공격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국제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즉각 지속 가능한 휴전이 어떤 제한이나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우디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이번 이슬람협력기구 특별 정상회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개최됐다. 이에 대해 사우디 외무부는 “가자지구의 전례없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당초 이날 아랍 정상회의와 이슬람 정상회의를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랍연맹(AL), 이슬람협력기구(OIC)와 협의하고 방식을 바꿔 정상회의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AL에는 사우디를 비롯해 이집트와 시리아,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22개 아랍권 국가가 포함돼 있다. OIC는 이슬람 국가들의 최대 국제기구다. 총 57개의 나라가 회원국으로 소속돼 있다.
한편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돌입하면서 가자지구의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시가전은 격화했고, 이스라엘군에 의해 포위된 병원에서는 무차별 공격에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움직이는 모든 사람을 표적으로 삼아 총격을 가하고 심지어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아기를 돌보기 위해 접근하던 의료진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병원 내부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을 공격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비밀기지를 두고 있다며 공격을 정당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