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여의도서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운집한 6만명 “윤석열 정권 심판” 구호 외쳐
민주노총, 서대문 일대서 ‘민중총궐기’ 열어
“대통령 거부권 어림없다, 노조법 공포하라”
도로교통 ‘혼잡’… 경찰-참여자 간 충돌 없어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한국노총 노동조합원들이 11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1.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한국노총 노동조합원들이 11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1.

[천지일보=유영선, 김민희 기자] 주말인 11일 양대 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을 규탄하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의 즉각 시행을 촉구했다.

양대 노총의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도합 11만명이 참여했다. 많은 인원이 모이면서 도로가 통제되고 서울 시내 곳곳에선 차량 정체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경찰과 집회 참여자들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경찰의 해산 경고도 없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 모여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 심판’ ‘노동탄압 저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 추산 6만여명(신고인원 6만명)이 참석한 이 집회는 당초 신고대로 여의대로 왕복 12개 차선 가운데 6개 차선에서 진행됐다.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 운집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즉각 공포·시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1.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 운집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의 즉각 공포·시행 등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1.

발언자로 나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보수 정부와 대통령 그 누구 하나 노동자와 싸워서 이긴 사람 없고 오히려 참혹한 역사의 심판대에 올랐을 뿐”이라며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노동자를 이기는 정권은 더더욱 없다. 노동자가 국민이고 국민이 노동자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추진한 노동개혁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을 올해의 핵심 국정과제로 이야기했지만 그 무엇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다”며 “그 이유는 바로 노동 당사자인 노동자를 배제하고, 연금의 당사자인 노동자를 배제하고, 교육의 당사자인 교사와 학부모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마치 국민을 배제하고 법권을 운영하겠다는 황당한 주장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1.
[천지일보=이한빛 기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여의도역∼여의나루역)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1.

또 김 위원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지역 소멸과 기후위기, 현실화되고 있는 최악의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는 시급히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경제 주체인 한국노총은 국가적 이슈와 시급한 현안에 대해 언제든지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하고 협상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대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들과 한자리에 마주할 수 있겠는가”라며 “11월 중에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한국노총은 더욱 신발 끈을 졸라매고 올겨울을 항쟁의 거리에서 맞이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2시부터 서대문구 서대문역에서 종로구 독립문역까지 이어지는 통일로에서 ‘노동자대회 및 민중총궐기’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신고인원 4만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통일로 양방향 9개 차선 가운데 7개 차선에 운집했다.

[서울=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11.
[서울=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11.

조합원들은 “대통령 거부권 어림없다 노조법 2, 3조 즉각 공포하라”, “방송3법 공포하고 언론자유 보장하라”, “노동 개악 민생 파탄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투쟁 발언에서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해 “노조법 2, 3조 투쟁은 구보 능선을 넘어서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에 싸움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의 장벽을 넘지 않으면 20년 숙원 노조법 개정은 시행되지 않는다”며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신의 명줄을 바로 끊어 놓겠다”고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이후 공영방송 이사 자리에 극우 퇴물들이 낙하산으로 투하되고 있고 이제 곧 KBS에는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박민 사장이 내려꽂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11.
[서울=뉴시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2023.11.11.

이어 “YTN 지분은 노동 탄압으로 악명높은 유진기업에 넘어가기 직전”이라며 “이 체제를 그냥 두면 MBC도 팔아넘기고 KBS도 민영화해 미디어 공론장에 노동자, 서민의 목소리가 남아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집회가 진행된 오후 2시를 기준으로 서울교 방면에선 마포대교 남단~여의도환승센터 구간에서 차량 시속 9㎞, 마포대교 방면에서 여의도공원앞~여의도환승센터 구간은 차량 시속 7㎞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또한 고양시 방면 서울역~서대문역 도로에서 시속 3~11㎞, 서울역사거리 방면 홍제삼거리~독립문영에서 시속 4㎞ 등 차량이 정체를 빚었다.

경찰은 만일에 대비해 150개 부대 경력 1만여명을 서울 도심에 배치했다. 다만 불법 집회 등은 발생하지 않아 참가자와 경찰 간 마찰이 없었고, 연행되는 인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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