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 폭격 생존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넋을 잃고 앉아 있다. (AP/뉴시스) 2023.11.01.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 폭격 생존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 넋을 잃고 앉아 있다. (AP/뉴시스) 2023.11.01.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지난달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달을 맞은 가운데 곳곳에서 전쟁 반대 시위가 열리고 휴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4일(현지시간) 저녁 벌어졌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 시내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현 정부를 규탄하는 수천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수백명의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예루살렘 관저 앞까지 몰려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지금 당장 그를 수감하라”, “그들(정부)은 우리를 배신했다”고 외치며 경찰과 대치 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이스라엘 국민의 4분의 3 이상이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진행됐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구급차 행렬을 공격한 가운데 시민들이 구급차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구급차 행렬을 공격한 가운데 시민들이 구급차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WHO‧프랑스‧카타르 당국자 “휴전해야”

WHO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가자시티와 가자 북부 알시파 병원, 알쿠드스 병원, 인도네시아 병원 근처에서 공격이 발생한 것을 규탄한다”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공격은 국제인도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지난 3일 가자지구에서 환자를 구호하던 구급차와 의료시설, 알쿠드스 병원 등이 공격을 당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인도네시아 병원 인근에서도 공습이 있었다. 구급차 공격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조직원들이 사용했던 구급차라고 주장했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환자를 태운 구급차였다는 주장이다.

WHO는 “어떤 조건에서도 의료 종사자와 환자, 의료 수송수단 및 시설을 보호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WHO는 현지 요원들의 보고를 토대로 이달 3일 가자시티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입구에서 중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 행렬이 공습을 받아 15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카타르 당국자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타개하고 현지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려면 휴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간) 밝혔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은 요르단 암만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빔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총리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인도주의적 휴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즉각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휴전을 하고 이를 통해 정전까지 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타르 외무부 마제드 알 안사리 대변인도 이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한 노력에는 평화의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스라엘 전폭 지지 美 비난 목소리도

이란 당국자는 미국을 겨냥해 비판의 날을 세우기도 했다. 모하마드 레자 아쉬티아니 이란 국방장관은 “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휴전하지 않으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5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미국이 이번 전쟁에 군사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여긴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미국 국무부 내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난 목소리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워싱턴프리비컨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중동 문제 담당 부서에서 2년 넘게 일하고 있는 실비아 야쿱은 이달 2일 엑스(옛 트위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무고한 가자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에 상당한 추가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당신은 대량학살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트윗에서는 “분명하고 실행가능한 레드라인 또는 휴전 촉구 없이 (이스라엘에) 절대적 지지를 계속 보이는 한 당신은 대량학살을 계속 지지하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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