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소식통 “이스라엘 휴전 동의 때까지 버틸 수 있어”
국제 전문가들 “군사적 해결책 없고, 전쟁 짧지 않을 것”

가자지구 접경 지역의 하마스 터널 (출처: 연합뉴스)
가자지구 접경 지역의 하마스 터널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장기전을 준비해 왔으며 이스라엘이 휴전에 동의할 때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내부 주장이 나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하마스 지도부와 가까운 두 소식통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세를 충분히 오래 버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하마스는 무기, 미사일, 식량, 의료품을 비축했다. 또 이 수천명의 대원들이 팔레스타인 영토 깊숙이 파놓은 터널 도시에서 수개월 동안 생존하고 도시 게릴라 전술로 이스라엘군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하마스는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인 휴전 압력도 커질 것으로 본다. 또 이 과정에서 협상을 통해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등 가시적인 양보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이터는 하마스 관계자 4명과 지역 관계자, 백악관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하마스는 카타르가 중재한 간접적인 인질 협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수감자 석방을 강요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17년 가자지구 봉쇄를 끝내고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과 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모스크에서 이스라엘군이 강경하게 행동하는 것을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실제 하마스의 예상대로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을 위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휴전 요구는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적대 행위의 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즉각적인 휴전은 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요르단의 전 외무장관이자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르완 알 무아셔는 “하마스 파괴 임무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분쟁에 대한 군사적 해결책은 없다”며 “우리는 어두운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전쟁은 짧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인 1400여명이 사망하고 239명이 인질로 잡힌 하마스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압도적인 공중 화력을 배치했다. 가자지구 사망자 수는 9000명을 넘어섰으며 연일 계속되는 분쟁으로 물, 식량, 전기가 없는 작은 영토에 200만여명이 갇혀 있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구급차 행렬을 공격한 가운데 시민들이 구급차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 인근에서 구급차 행렬을 공격한 가운데 시민들이 구급차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이자 전 크네세트 외교 국방위원회 위원인 대니 다논은 “이스라엘이 길고 고통스러운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결국 우리가 승리하고 하마스를 물리칠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대가다. 우리는 매우 신중하고 매우 조심해야하며 작전을 수행하기에 매우 복잡한 도시 지역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대학의 팔레스타인 국제 문제 전문가이자 하마스를 연구해온 아디브 지아데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에 뒤따를 장기적인 계획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0월 7일 공격에 대해 “이 정도 수준의 숙련도, 전문성, 정확성, 강도로 수행한 사람들은 장기전에 대비했을 것”이라며 “하마스가 결과에 대한 완전한 준비와 동원 없이 그런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백악관의 생각을 잘 아는 소식통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이스라엘군을 수렁에 빠뜨리고 장기전에 대한 이스라엘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만큼 많은 군사적 사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다만 이스라엘 관리들은 하마스의 게릴라 전술에 맞서고 그들의 공격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견딜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 측에 강조했다고 전했다.

하마스 소식통은 또 로이터에 하마스에는 대원 약 4만명이 있고 이들은 수년에 걸쳐 건설된 길이 수백 ㎞, 최대 80m 깊이의 방대한 요새화 터널을 이용해 영토를 이동할 수 있다.

또 하마스는 앞서 미사일 능력을 점진적으로 향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가자 전쟁 당시 하마스의 로켓은 최대 사거리가 40㎞이었으나, 2021년 분쟁 때에는 230㎞로 늘어났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하마스와 동맹 관계에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관계자는 레바논에 하마스 및 이란의 지원을 받는 지역 네트워크의 다른 동맹 세력과 함께 합동 군사 작전실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