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반대 규탄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반대 규탄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이스라엘의 대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7365명이 살해당했습니다. 희생자 중 어린이들만 3000명이 넘습니다. 팔레스타인 부모들은 자식들의 몸통과 다리 등 몸에 이름을 적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야 폭격으로 찢기고 해진 시신 조각 사이 내 아이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 정부들은 정녕 팔레스타인을 보고 있습니까? 아직 가자지구에는 200만명이 넘는 인생들이 있습니다. 민간인 살상을 제발 멈춰야 합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10.28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이집트인 A씨가 이같이 호소하자 도로에선 환호와 박수 소리가 울려퍼졌다.

재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이스라엘 규탄 집회가 매주 열리고 있다. 이날도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해 이집트인 등 아랍인들과 노동자 연대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침공 반대 집회와 행진이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국내 시민단체 28개가 연명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폭격을 중단하라!”고 연호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국 등 각국 정부에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 금지 조치와 한국 정부의 이스라엘 연대 중단을 촉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반대 규탄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반대 규탄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8.

현장에는 100여명의 한국 시민과 팔레스타인인들이 피켓과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었다. 이집트인 등 아랍계 외국인 참석자를 비롯해 가족 단위로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몇몇 부모들은 유모차를 끌거나 갓난 아기를 안고 나오기도 했다.

집회 사회자는 가자지구의 참상에 대해 “국제 아동보호 단체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어린이가 15분에 한 명씩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학살을 낳을 이스라엘의 대규모 지상군 전면 침공도 임박한 상황”이라며 “정의와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 모든 시민이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고 외쳤다. 

이어 참가자들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연대 발언에 나선 팔레스타인 유학생 타이마씨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무차별 공습한 날이 22일이 지났다”며 “이스라엘은 민간인이 피신한 병원이나 교회까지 가리지 않고 공격하고 있다. 가자지구 내 그 어떤 곳에서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안전하지 못하다”고 규탄했다.

이어 “지난 7일 이후 75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했다”며 “이건 단지 숫자가 아니다. 이들은 각자의 꿈을 품고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이번 사태는 세계 인권단체들이 또다시 여성과 어린이들을 지키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인 A씨는 “가자지구 통신이 완전히 끊겼다. 구급차와 소방차가 공습 지점으로 부상자를 구하러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자지구에는 200만명의 민간인들이 있다. 세계는 이들을 지원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을 강탈한 이스라엘은 자유와 진실의 목소리가 밖으로 새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짓을 자행하고, 심지어는 언론인과 그의 가족마저 죽였다”고 규탄했다. 그는 “지금 각국 정부들은 팔레스타인을 보지 않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민간인 살상을 멈추기 위해 우리가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연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반대 규탄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가자지구 공격 반대 규탄 집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8.

이집트인 제나(12)양은 한국어로 “팔레스타인의 수많은 어린이들을 공습에서 살아남았어도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있다”며 “이스라엘은 방어권을 주장하지만, 무고한 아이와 여성을 죽이는 것이 정당한 방어권 인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의 인권은 어디있고, 이들을 위한 원조와 지원은 어디 있나”라고 호소했다. 

제나양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어린이도 다른 나라의 평범한 아이들처럼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안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스라엘 미국, 중동 전역으로 전쟁 확대 시도”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은 “현재 팔레스타인에는 폭탄이 떨어지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테러리스트라는 낙인이 찍히고 있다. 나아가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개입설을 퍼트리며 이번 전쟁을 중동 전역으로 확대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점차 확전되는 중동 정세의 이면을 짚었다.

그는 “전쟁은 총을 든 비즈니스다. 이번 전쟁과 학살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이다. 미국은 군사 원조를 통해 냉전 이후 최대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로 몰면 몰수록, 3차 세계대전의 공포를 조장하면 할수록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지원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윤 연구원은 “이런 무기판매와 가자지구 해안에 매장된 천연가스라는 자원을 독점하려는 욕심, 패권을 노리는 세계 강국들의 싸움 속에 지금 팔레스타인은 홀로 떨고 있다”면서 “반복되는 전쟁의 비극을 해결할 방법은 이스라엘의 불법 지배 종식, 팔레스타인의 독립이라는 점을 반복해 외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후 운동, 원주민 권리 운동 등을 벌이고 있는 캐나다 활동가 브라이언씨는 “이스라엘이 지금 자행하고 있는 것은 인종청소라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75년간 이어 온 범죄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학살과 토지 강탈을 자행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무기 수출 반대 등 각국 시민들이 팔레스타인 연대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연대 발언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은 영어로 “팔레스타인에게 자유를”이라고 크게 외쳤다.

집회가 끝나고 이스라엘 규탄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연대 발언자들은 ‘학살’ ‘폭력’ ‘인종청소’ 문구가 적힌 이스라엘 국기와 미사일 그림을 다함께 부쉈다.

퍼포먼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무교동 사거리에서 을지로입구역 서울시청 앞, 종각역을 거쳐 다시 무교동 사거리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기와 이스라엘 침공 반대가 적힌 피켓 등을 들었다. 주최 측은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는 매주 계속될 것이며,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 도심 긴급집회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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