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주민 1% 숨져”
“팔 넘어 해외에서도 전쟁”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지금도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고 테러 행위를 해왔습니다. 이들이 아무리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더라도 저항정신과 투쟁정신은 결코 꺾지 못할 것입니다!”

새해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는 시민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팔레스타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제16차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의 전쟁, 적대 행위와 인종 학살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멈춰라!”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정당하다!” 등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들과 연대를!’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멈춰라’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 등의 손팻말을 연신 치켜들었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6.

이날 현장에는 주최 측 추산 200명의 한국 시민과 재한 팔레스타인인들이 모였다. 아랍계 외국인 참석자를 비롯해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참석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부모는 유모차에 탄 아이를 데리고 나오기도 했다.

집회 사회자는 “가자지구 주민 1%가 이스라엘에 의해 숨졌다”며 “이틀 전에는 이스라엘이 안전하다고 했던 (가자지구 남서부 알마와시) 난민촌까지 공격받아 5살 어린아이도 살해됐다”고 비판했다.

또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과 하마스 정치 지도자 살해 등으로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지역 전역으로 확전 우려마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이스라엘에게 총과 폭탄으로 저항과 연대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줄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도 연대 발언을 통해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무인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암살’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 하마스 부국장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무인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암살’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에 숨진 것으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루리 하마스 부국장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살레흐씨는 “지금 이스라엘 점령군은 가자지구와 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을 멈추지 않고 해외에서도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최근엔 레바논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 지도자를 암살하는 만행을 저지르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살레흐씨는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팔레스타인들을 죽이고 테러 행위를 일삼아왔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 정신을 꺾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혁명가는 언제나 싸울 때 승리하고 살아있다. 점령자는 점령에 맞선 혁명가들과 반란자들이 항상 맞서 싸우기 때문에 승리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스라엘이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됐는데 이는 너무나도 좋은 일”이라며 “더 많은 국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를 낱낱이 처벌하도록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들 사이를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서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들 사이를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노동자연대 활동가인 김종환씨도 “지난 2일 이스라엘은 살레흐 알아루리 정치국 부국장을 레바논에서 암살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이스라엘이 테러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외교 사신격인 인물을 죽인 것은실제 교전이 벌어지는 가자지구에서 구체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오는 13일 열리는 국제 행동의 날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팔레스타인들의 고통에, 그들의 대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세계 방방곡곡에 있다는 것을 선언해 함께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서울대 유학생 섀 나이두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있었던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격리 정책)를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작심 비판했다.

나이두씨는 “아파르트헤이트 즉 인종 분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따라 차별받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파르트헤이트를 보면서 어디에 인류애가 있고 동정심이 있으며 신뢰와 공정은 어디에 있겠는가. 우리는 이것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소리쳤다.

나이두씨는 “인종 청소라고 불리는 것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면서 어린아이들과 무고한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 전 세계는 조용히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다”며 “이 세상이 침묵하는 이 일에 대해 우리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목소리를 내서 맞서야 한다. 그들이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직접 아파르트헤이트로 부당하게 차별을 받았던 사람들을 봐왔던 저는 남아프리카 한국에 살고 있는 남아공인으로서 최선을 다해 1.13 국제 행동의 날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6.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진보단체 노동자연대와 재한 팔레스타인 등 참석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효령빌딩 인근에서 이스라엘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6.

연대 발언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을 멈춰라!”라고 크게 외쳤다.

집회를 마치고 이들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행진을 이어갔다. 연대 발언자들은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즉각 멈춰라, 팔레스타인과 연대를’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울 종로 방면을 거쳐 명동까지 행진했다.

주최 측은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는 매주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오는 13일 부산과 인천, 수원 등 전국 각지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한 사람들이 한 데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과 미국, 호주 등 전세계 곳곳에서 같은 날 시위와 행진을 벌일 예정”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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