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韓-카타르 ‘관계 격상’ 합의
총 17건 MOU 체결 이뤄져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방문규 산업부 장관, 윤 대통령, 정기선 HD현대 사장. (출처: 연합뉴스)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수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방문규 산업부 장관, 윤 대통령, 정기선 HD현대 사장.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가운데 HD현대중공업과 카타르 국영기업이 총 39억 달러(약 5조 2570억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LNG 운반선 건조 단일 계약으로는 한국 조선업계 역대 최대 규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카타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카타르 양국 간에 46억 달러(약 6조 2천억원) 규모의 계약과 양해각서(MOU) 17건(민간 12건)이 체결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290억 달러), 올해 아랍에미리트(UAE)의 300억 달러 투자 약속 등을 포함하면 중동 ‘빅3(사우디, UAE, 카타르)’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792억 달러(약 106조 8천억원) 규모의 거대한 운동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 수석은 “기존의 건설, 에너지 중심의 중동 협력이 에너지, 인프라, 수소, 안보 등 복합 다층적 협력으로 진화하는 이른바 ‘중동 2.0’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아미리 디완 궁에서 공식 환영식-정상회담, 양해각서 서명식, 국빈 오찬을 가졌다. 이어 양 정상은 양국의 외교안보 소통 채널을 확충하기로 했고 방산 군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이 에너지·인프라 사업에 협력하면서 국방·방산 협력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정부 간 양해각서 5건도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체결됐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카타르 무역, 투자 촉진 프레임워크’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스마트 건설 인프라 협력을 위한 ‘건설·건축 분야 첨단기술’, 공간정보 신기술 활용을 위한 ‘국가 공간정보 협력’ 양해각서를 각각 체결했다.

카타르가 탈석유화를 지향하며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카타르 국가비전 2030’을 지난 2008년 발표한 가운데 카타르와 우리나라 간의 협력 범위가 에너지 안보, 신산업과 인프라 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이 카타르에너지와 39억 달러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도 협력 심화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혔다. 이에 대해 최 수석은 “세계 LNG 운반선 수주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도 74%에서 81%로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전체 LNG 수입량의 21%(973만톤)를 카타르에서 들여오는 가운데 양국은 LNG 운반선 건조·운영·유지보수를 포함한 전후방 산업 전체로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외에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카타르 측과 30여척을 두고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 가시적인 성과가 조만간 추가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카타르 국왕에 우리나라 해운업체들이 참여 중인 LNG 운반선 40척의 운영 계약 입찰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이른바 중동 ‘빅3’로 불리는 주요 국가들에 진출하려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792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열렸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와 중동의 협력 범위가 다층적으로 확대되는 ‘중동 2.0’ 시대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한국과 중동 국가가 전기차와 배를 같이 만들며 새로운 산업 지도를 함께 그리는 협력은 과거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모습”이라면서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정상 순방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큰 신뢰와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