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진교훈 후보는 56.52%의 득표율을 기록해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39.37%)를 큰 격차로 앞섰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표 차이였다.

이번 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열리는 마지막 선거라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면서, 구청장 선거에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등 판이 커져 큰 주목을 받았다. 여야는 각각 지역발전론과 정권심판론을 내걸고 막판까지 총력 선거전을 펼쳤다. 그만큼 이번 선거 결과가 총선을 앞둔 정국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선거 패배에 대해 일단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에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유상범 수석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강서구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당의 입장문’에서 “강서구민 여러분의 엄중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더 고개를 숙이고,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께 먼저 다가가는 국민의힘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오직 민생만 바라보며 비정상의 정상화, 자유 민주주의 복원, 민생 경제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를 충실히 담아 내년 총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힘은 좀 더 겸허한 자세로 선거 패배의 이유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당초 이번 보선은 김 후보의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에 따른 구청장직 상실로 치러지는 것이어서 국민의힘은 자당 후보를 내지 않는 안까지 검토했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보선의 원인을 제공한 김 후보를 공천하고 총력 선거전을 펴면서 판을 키운 측면이 있다. 여권은 보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변화와 쇄신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번 보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결코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표는 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 선거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이번 승리에 도취해 오만해진다면 오히려 내년 총선 전략에 해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팬덤정치 논란에 사로잡힌 나머지 당을 쇄신하지 않고 현재의 체제에 안주한다면 진영 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요구에 역행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민심에 부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성해 볼 일이다.

앞으로 총선이 6개월 남았다. 여야가 얼마나 많은 개혁과 변화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이 많다. 여야는 극단의 분열과 대립보다는 민심에 한 발 더 다가서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 결과와 함의를 잘 해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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