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연휴가 오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6일간 시작된다. 한가위가 되면 늘상 추석 밥상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를 두고 설전이 오간다. 하지만 올해 추석 밥상 민심은 여에도 야에도 등을 돌린 분위기다.

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이 동시에 통과된 초유의 사태 속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도 미뤄져 30년 만에 사법부 수장의 공백도 불가피하게 됐다. 의료진 권고에 따라 단식 돌입 24일 만에 중단된 이재명 대표의 단식은 솔직히 명분이 모호했다. 친명계는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겠다고 혈안인지라 당내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극에 달해 있다.

정치인들의 추석명절 현수막도 서로를 공격하는 내용 일색이다. 상례적인 명절 인사를 하던 것과 달리 여야가 서로를 비난하는 내용들이 추석명절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여권 역시 40%대를 오가는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불안하고 6개월 남은 4월 총선에서 승리를 담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치꾼들의 설전만 오가는 듯해 국민의 마음은 답답하다.

정치가 실종된 정치권도 실망스럽지만 급등한 추석 물가는 서민들의 표정을 더 어둡게 한다. 올해 추석 차례상 물가는 역대급이다. 지난 여름 태풍에 사과 농가의 피해가 커지면서 사과 대신 한우를 선물할 정도로 사과는 금값이 됐다. 전반적인 추석 제수용품 상승은 추석 차례상 준비를 해야 하는 서민들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부담은 있지만 그나마 내려갈 고향과 만날 친척이 있는 서민들은 그래도 ‘한가위’ 분위기를 즐기고 6일간 연휴를 맞아 모처럼의 휴식도 즐길 것이다. 하지만 명절에 더 외로워지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이다. 한 노인 요양원은 예년에 비해 후원이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이 많아서다.

최근 국책연구기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은 나이 들수록 더 가난했다. 다른 조사에 따르면 일부 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이유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 27.7%로 가장 높았다. 노인은 우리의 부모요, 가족이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헌신해온 세대다.

또 취약계층의 상당수는 빈곤이 대물림 된 경우가 많다. 교육의 기회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거나 혹은 경제위기를 맞은 후 일어서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누가 됐든 모두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소중한 우리 이웃이다. 추석명절 고단한 삶을 살아온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추석 종합대책을 더 꼼꼼하게 챙기고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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