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34.1% “외식비용 탓에 체감도 커”
자장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격 올라
설탕·치즈 등 ‘다소비 가공식품’ 18개도↑
기획재정부 “20대 성수품 가격, 내렸다”
소비자 “작년보다 오히려 더 비싼 듯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직장인 10명 중 8명이 높은 물가로 인해 소비 지출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소비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외식 물가는 작년에 비해 오르는 등 체감도가 커진 상황이다.

24일 긱워커플랫폼 뉴워커가 직장인 743명을 대상으로 지난 18~19일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84.7%는 오른 물가로 인해 소비 지출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나 직장인들이 물가 상승을 가장 많이 체감하는 분야는 외식비용으로 나타났는데 응답자의 34.1%가 ‘외식 비용이 올라 물가 상승을 가장 크게 체감한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식료품(32.8%), 생필품(12.5%), 거주비(11.0%)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75.2%는 ‘추가 수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91%는 단기로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긱워커로 일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오름세를 이어간 물가에 부담이 커져 추가 수입이 생긴다면 ‘거주비(25.0%)’ ‘식료품(15.6%)’ ‘외식비용(16.2%)’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외식 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을 기준으로 대표적 외식 품목 8개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최대 10% 이상 올랐다.

자장면은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으로 1그릇 기준 6300원에서 6992원으로 10.98% 상승했으며 ▲삼계탕은 1만 5462원에서 1만 6846원으로 8.95% ▲비빔밥은 9654원에서 1만 423원으로 7.96% ▲냉면은 1만 500원에서 1만 1231원으로 6.96% ▲칼국수는 8423원에서 8962원으로 6.39% 비싸졌다.

이뿐 아니라 김밥은 3046원에서 3215원으로 5.54%, 김치찌개 백반은 7500원에서 7846원으로 4.85%, 삼겹살 200g은 1만 8364원에서 1만 9150원으로 4.28% 가격이 상승하는 등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제 서울지역에서는 7000원을 내야 자장면 1그릇을 먹을 수 있다. 칼국수는 9000원, 삼계탕은 1만 7000원에 육박한 수준이다.

8개 품목 중 비빔밥과 자장면, 삼계탕, 칼국수, 김밥 등 5개는 올해 7월과 비교해도 가격이 올랐다.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 중에서는 설탕(14.7%)과 치즈(13.6%), 콜라(6.3) 등 18개 품목의 8월 가격이 전월 대비 올랐다.

다만 올해 물가 체감도가 높은 것과는 반대로 정부는 주요 성수품 가격을 작년보다 5%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농·축·수산물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동향’에 의하면 지난 7~20일 20대 성수품 가격은 전년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작년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와 더불어 올해 집중호우 등으로 과일, 채소 등 농축수산물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주부 A씨는 “정부가 성수품 공급 등을 통해 추석 물가가 낮아졌다고 하지만 잘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작년에 비해 더 비싸졌다는 느낌이 든다”며 “명절 때는 가족들이 모이다 보니 음식량도 더 많게 만들어야 하고 이것저것 준비할 것도 많은데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해 9월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계절이나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12.8% 상승했으며 이 중에서도 신선채소는 22.2%, 신선과일은 7.5% 올랐다.

올해 8월에도 신선식품지수는 5.6% 상승했으며 일부 과일 품목의 도매가는 190%가량 오르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9월 농업관측 정보를 보면 대부분 과일 가격은 전년 대비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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