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적 둔화 예상… 추세적 흐름 봐야”
국제유가 추이·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폭염·폭우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한 5일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4%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3%대에 다시 진입했다. 한국은행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예상보다 상승 폭이 다소 커진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김웅 부총재보는 오전 8시 20분부터 한은 본관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웅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7월 중 2%대로 낮아졌다가 8월 중 3.4%로 반등했는데 상당 부분 기저효과에 기인한다”며 “최근 석유류·농산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승 폭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9월에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 예상되지만 4분기 전체로 보면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국제유가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 기준)으로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이는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림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 5.2%를 기록한 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2.3%로 더 떨어지기도 했다.

한은은 식료품,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추세적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6월 3.5%를 기록하다가 7월 3.3%, 8월에도 3.3%로 집계됐다.

한은은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유가 추이, 기상 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같은날 한은은 블로그에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등 요인과 향후 흐름’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박창현 조사국 물가고용부 물가동향팀장과 임웅지 차장은 이 글을 통해 “이 같은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향후 유가 및 국제식량가격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한 가운데 그간 누적된 비용상승압력의 파급영향, 공공요금 및 유류세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 움직임이 평탄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난 2년에 비해 물가상승압력이 완화되면서 기조적으로는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물가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커질 수 있겠지만 한두 달의 움직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기보다는 추세적인 물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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