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검찰이 이 대표의 단식으로 조사가 지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은 4일 오전 이 대표가 불출석한 사실을 밝히며 “검찰은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또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의 단식은 검찰 조사뿐 아니라 재판 일정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의 정식 재판 일정을 예고하면서 이 대표가 단식하는 소식을 언급하며 오는 15일 출석 가능 여부를 물었고 그의 변호인은 “9월 15일이면 이 대표의 건강이 좋지 않을 것 같아 출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중대한 사정이 생길 시 기일을 늦추자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마다 당당하게 소환 조사에 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을 때에도 “티끌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다면 십여년에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서 사라졌을 것”이라며 “까짓 소환 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당당하게 받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런 호언장담과 달리 단식으로 인해 재판 출석이나 검찰 조사가 늦어지는 형국이다. 현재 격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혐의 재판도 단식으로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이 대표는 검찰과 소환 일정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며 조사를 늦추고 있는 중에 단식까지 더한 것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수원지검 조사 일정은 세 차례 신경전만 벌이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번번이 상황을 만들어 자신의 혐의에 대한 조사와 재판 일정을 연기하는 이 대표를 어떻게 봐야 하나.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끝낼 방법은 재판과 조사를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검찰과 재판부의 요구에 제대로 임하고 의혹을 소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당당히 소환 조사에 임하겠다는 이 대표의 약속을 민주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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