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주장을 했다. 이 같은 말을 믿는 사람이 국민 40%에 이르는 것도 대선 때의 영향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대장동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배후 세력이 대선 직전에 이런 형태의 가짜 뉴스를 만들어 정치 공작을 벌인 정황이 검찰에 의해 확보됐다는 것은 경악할 일이다. 가짜 뉴스를 퍼뜨려 승부를 뒤집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대장동 특혜 개발 비리는 20대 대선 최대 쟁점으로 이재명 후보에게는 최악의 아킬레스건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2021년 9월 김씨가 같이 몸담았던 언론사 선배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만나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모씨를 만나 커피를 타 주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허위 인터뷰를 했다. 그 뒤 김만배씨는 조씨에게 “내가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이니 너는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윤 후보 커피’를 내세워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허위로 드러났다.

김만배씨는 신학림씨에게 가짜 뉴스를 제보한 후 1억 6000만원을 주고, 조씨에게는 입단속을 시켰다. 그러나 조씨는 그해 11월 검찰 조사에서 “내가 만난 것은 윤석열 검사가 아니라 박모 검사”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대선 3일 전 김만배씨 인터뷰 녹음 파일을 전달받은 인터넷 매체는 제대로 된 사실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이재명 후보는 TV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왜 조모씨에게 커피를 타 줬느냐”고 계속 질문해 가짜 뉴스를 기정 사실화하려고도 했다.

가짜 뉴스로 대선 개입을 시도한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2002년 대선 직전 김대업씨가 이회창 후보 장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가 낙선한 뒤 김대업이 폭로한 녹음 테이프는 대선 이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 조작설’도 제기됐지만 특검에서 무혐의로 결론났다.

가짜 뉴스로 여론을 왜곡시켜 대선판을 바꾸려 시도하는 건 반국가적이고 반민주적인 중대범죄다. 나중에 허위로 판명돼도 대선 결과를 뒤집을 방법이 없다. 김대업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중에 그를 특별 가석방시켜줬다.

대선에서 거짓 정보를 조장하는 세력에 대해 제대로 된 처벌이 없다면 선거 때마다 정치공작이 반복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가짜 뉴스 의혹의 진실을 철저히 밝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 형량으로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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