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천지일보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삼성그룹이 22일 삼성전자·삼성SDI·삼성생명·삼성화재 등 4개사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를 공식화했다. 정경유착 청산과 회비 사용처 투명 공개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다.

삼성은 이날 전경련 임시총회 후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개사는 전경련의 지속적인 요청을 받고 수차례에 걸친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와 이사회의 신중한 논의를 거쳐 각 사 CEO(최고경영자)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의 흡수 통합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어 한경협으로의 명칭 변경, 산하 연구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한경협 흡수 통합 등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23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참석자들이 류진 전경련 신임 회장의 취임사가 끝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2023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참석자들이 류진 전경련 신임 회장의 취임사가 끝나자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22.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을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을 포함한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형식상 회원사로 합류하는 방식으로 한경협에 가입했다. 이날 총회에서 한경연을 한경협으로 통합하는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절차상 한경협이 기존 한경연 회원사들을 넘겨받게 돼 4대 그룹 15개 계열사가 한경협 회원사에 포함됐다.

그러나 삼성의 5개 한경연 회원사 중 하나였던 삼성증권은 준감위 협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준감위의 의견에 따라 흡수통합에 비동의, 전경련 회원사 복귀 명단에 빠졌다. 삼성증권은 준감위가 요구한 ‘회비 납부 사전승인’ 등 절차를 거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 준감위와 협약을 맺은 곳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곳이다.

앞서 준감위는 지난 16일과 18일 두 차례 임시회의 끝에 삼성의 전경련 복귀와 관련 3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하며 조건부 찬성을 했다.

준감위는 한경협이 약속한 싱크탱크 중심의 경제단체로서의 역할에 맞지 않는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정경유착 행위 ▲회비·기부금 등의 목적 외 부정한 사용 ▲법령·정관을 위반하는 불법행위 등이 있으면 관계사는 즉시 한경협을 탈퇴하라고 권고했다.

또 삼성 관계사가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할 경우 준감위의 사전승인을 얻고, 특별회비 등 명칭을 불문하고 통상적인 회비 이외 금원을 제공할 경우 사용목적, 사용처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을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매년 한경협으로부터 연간 활동내용 및 결산내용 등에 대해 이를 통보받아 준감위에 보고하라고 권고했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본사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본사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8.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지난 18일 임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한경협으로의 흡수 통합에 동의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 등 4개사는 준감위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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