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준감위원장 “정경유착 단절, 가장 큰 논의 대상”
다른조건도 있지만 ‘이사진 자유로운 결정’ 위해 비공개
“만장일치 이루는 과정서 다소 격론… 시간 많이 소요”
삼성, 조만간 이사회 열어 한경연 회원 승계 검토 전망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본사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본사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18.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18일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에 대해 ‘정경유착 발생 시 다시 탈퇴할 것’을 조건으로 걸고 복귀를 권고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만일 (삼성이 전경련에)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행위가 있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 및 회계에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자체 내에 철저한 검토를 거친 후에 결정하는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에서 나왔던 우려된 점들에 대해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 및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는 점이 가장 크게 우려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위원장은 “최종적으로 현재의 전경련의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이고, 실제로 그것이 실현될 가능성, 그리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선 현재 시점에서 위원회로서는 우려스러운 입장이라는 것으로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전경련의) 정경유착 위반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권고하는 것 이외에 다른 조건들도 권고했다”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면 이사회와 경영진이 자유로운 의사를 결정하는 데 오히려 구속이 될 것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정경유착을 끊기 위해 중요한 점에 대해선 “철저한 준법 감시”라며 “삼성이 과거처럼 정경유착에 개입하는 일은 최소한 준법감시위원회의 통제와 감시하에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들 간 찬반 여부에 대해선 “운영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단 한 차례도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로 결의한 적은 없다”면서 “만장일치를 이루는 과정에서 다소 격론이 벌어지고 이견이 좁혀지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준감위가 삼성의 조건부 전경련 복귀를 권고함에 따라 삼성전자 등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사였던 5개 계열사도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한경연 회원 승계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도 삼성의 입장에 따라 재가입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경련은 지난 5월 혁신안을 발표하며 싱크탱크형 경제단체인 한경협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혁신안에는 정치권력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내부 윤리 시스템을 갖추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경련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 발표를 계기로 조성한 한일 미래파트너십 기금 등을 두고 정경유착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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