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퇴영 대원 수용
서울 ‘댄스 나이트’ 등 공연 선봬
충북, 권역별 3개 코스 관광 운영
충남 머드축제 ‘호평’… 실내체험도
각종 사고·혼선 따른 지적 불가피

9일 충남 보령머드축제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머드 이색체험을 즐기고 있다. (충남도 제공)
9일 충남 보령머드축제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머드 이색체험을 즐기고 있다. (충남도 제공)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폭염과 태풍 등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폐막한 가운데 잼버리 대원들이 서울, 충남·충북도 등 전국 각지에서 ‘K-문화’를 즐기며 아쉬움을 달랬다.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회원국 참가자들은 지난 8~12일까지 닷새간 문화관광을 체험하고 있다. 정부 지시에 따른 관계부처 합동 지자체별 대피 계획의 일환이다. 국내 지자체는 지역별 특색과 문화의 색채를 살려 관광코스를 선사했다. 다만 긴급하게 이뤄진 문화체험활동 속에서 이동·통솔 등에 혼선이 빚어지는 등 아쉬움도 잇따랐다.

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9일 오후 서울시 광화문에서 열린 '웰컴 투 서울 댄스나이트' 행사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9일 오후 서울시 광화문에서 열린 '웰컴 투 서울 댄스나이트' 행사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서울시는 지난 9일 밤 광화문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웰컴 투 서울 댄스 나이트’를 개최했다. 시에 따르면 행사에는 광화문 1300여명, 여의도 한강공원 1200여명 등 총 2500여명의 대원이 참석했다. 광화문 놀이마당과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대원들은 EDM 디제잉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흥겨운 공연을 즐겼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비보잉, 힙합 등 화려한 공연과 함께 아름다운 한강의 야경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날 한강 행사에는 스위스·대만·마케도니아 등 세계 각국 청소년들이 참석해 K-문화를 맛봤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충북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를 찾은 잼버리 칠레대원들이 9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9.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충북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를 찾은 잼버리 칠레대원들이 9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9.

 충북도 역시 일본, 온두라스, 칠레 등 대원 2882명을 수용, 충북도 권역별 3가지 관광코스를 기획해 선사했다. 

본지가 방문한 9일 충북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에서는 ‘청주권역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 방문한 잼버리 칠레 대원들은 관광버스에 내려 잠시 청남대 대통령 기록실 앞에서 더위를 식혔다. 충북대 기숙사에서 묵고 있던 이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초정행궁을 방문한 데 이어 운보의 집과 청남대를 둘러봤다.

 대원들은 연이은 폭염 등으로 몸이 지쳤음에도 청남대 입구에 이르자 화단과 관광 안내판 등을 촬영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10대 잼버리 칠레 카타리나 대원은 “청주를 둘러보니 산도 많고 사람들이 따뜻했다”며 “오전에 방문했던 운보의 집이 가장 좋았다”고 꼽았다. 그는 “해설사 선생님들의 설명도 흥미로웠고 장소도 정말 아름다워서 그냥 계속 바라보고 싶었다. 지금도 생각난다”고 했다.

 북칠레에서 왔다는 잼버리 칠레 소파르 대원은 인상 깊은 장소로 나무가 펼쳐진 청남대 데크길을 꼽았다. 소파르 대원은 “북칠레에는 나무가 없는데 여긴 나무가 굉장히 많다”며 “너무 아름답다. 나무 안에 집이 있는 분위기도 맘에 들고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잼버리 칠레대원들이 9일 대통령 옛별장인 청남대 대통령실을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9.
[천지일보 충북=홍나리 기자] 잼버리 칠레대원들이 9일 대통령 옛별장인 청남대 대통령실을 둘러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8.09.

 다만 청남대 측 안내자가 나와 시설 안내에 나섰음에도 대원 수에 비해 통솔인원이 적어 동선이 흩어지는 등 산만한 분위기가 조성돼 아쉬움이 남았다. 청남대 대통령 집무실과 식당 등을 둘러보는 중 공간이 협소해 각자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남기거나 둘 혹은 셋이 대화를 나누며 앞선 일행을 뒤따라가는 식으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칠레 대원을 통솔한 잼버리 관계자는 일정에 대해 자세히 묻자 “오전에 대원들과 초정행궁, 운보의 집을 둘러본 뒤 청남대에 들렀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긴 발언은 자제했다.

 이처럼 충북도에서 주최한 주요 프로그램은 ▲청주권역 역사문화 체험(초정행궁·운보의집·청남대) ▲ 충주권역 역사문화유적지 관람(중앙탑공원·강배체험관·고구려비) ▲진천·음성권역 레저문화 체험(국가대표선수촌·벨포레리조트·의약품박물관) ▲ 단양권역 관광체험(온달관광지·도담삼봉· 다누리아쿠아리움) 등이다.

잼버리 대원들이 9일 충남 보령머드축제에서 더위를 식히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충남도 제공)
잼버리 대원들이 9일 충남 보령머드축제에서 더위를 식히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는 도내 7개 시군에 18개국 4000여명의 대원을 수용, 지난 8~12일까지 충남의 맛과 멋을 선보인다. 지난 9일 도내 체류 대원 4000여명에게 보령머드축제를 두 차례로 나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보령머드축제 본행사는 지난 6일 막을 내렸으나, 도내에 온 잼버리 대원들이 글로벌 축제의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머드 셀프 마사지존과 머드 살포기 등을 특별 가동했다. 잼버리 대원들은 행사장에서 머드를 몸에 바르고 뿌리는 이색 체험을 통해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0일부터는 태풍을 감안,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충남도는 각 시군과 협의를 통해 천안 독립기념관과 아산 모의사격훈련을 비롯해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체험, 청양 청소년체험프로그램, 천안 소노벨 워터파크 등을 운영한다. 또 열린 콘서트와 전통 국악 공연 등도 숙소별로 진행, 대원들로 하여금 ‘K-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스위스 대원들이 타고 있던 관광버스가 9일 오후 12시 46분경 순천 청소년수련원 앞 도로에서 시내버스와 충돌해 파손돼있다. (제공: 전남소방본부) ⓒ천지일보 2023.08.09.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스위스 대원들이 타고 있던 관광버스가 9일 오후 12시 46분경 순천 청소년수련원 앞 도로에서 시내버스와 충돌해 파손돼있다. (제공: 전남소방본부) ⓒ천지일보 2023.08.09.

 한편 전국 곳곳에 대거 인원이 몰리면서 입소·이동 과정에서부터 관광체험 중에서도 허술한 준비과정이 눈에 띄었다. 지난 9일 낮 12시 46분께 전남 순천 서면 한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잼버리 스위스 대원을 태운 버스가 반대편 차선에서 마주 오는 시내버스와 부딪쳐 15명이 경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또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입국도 하지 않은 예멘 대원들의 숙소를 충남도에 배정하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성군은 대학 측 관계자 등과 함께 175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이날 밤 10시까지 대원들을 기다렸으나 이후 이들이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혼선이 이어짐에 따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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