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IRF, ‘특별우려국’ 권고
한국VOM 현숙 폴리 대표
​​​​​​​“USCIRF 보고, 빙산 일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격을 수일째 이어가면서 23일(현지시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데사 역사지구 축일성당이 크게 파손됐다. (출처: 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격을 수일째 이어가면서 23일(현지시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데사 역사지구 축일성당이 크게 파손됐다. (출처: AP/뉴시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 지난 5월 러시아 북동부 추코트카 자치구 법원은 개인적으로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배포했다는 혐의로 두 명의 기독교인(리쉬코프 미하일 이바노비치, 코프툰 니콜라이 알렉세예비치)에게 벌금을 부과했고, 이 배포 행위가 개인 전도가 아니라 불법적인 교회 모집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2. 4월 21일 모스크바 목회자 몇명과 함께 루한스크 지역 신도들을 위한 인도적 구호품을 운반하던 안드레이 쉬로코프 목사가 루한스크 남동쪽 도브잔카 검문소에서 구금됐다. 구금된 쉬로코프 목사는 사소한 난동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노보샤흐틴스크 법원은 그에게 12일 구금을 선고했다.

#3. 3월 3일 바체슬라프 콜디아예프가 당국을 대표하는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위험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2년간 복역한 후,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의 한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콜디아예프가 제출한 영상을 보면 콜디아예프는 철거 대원들이 법원 명령에 따라 교회 건물 일부를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교인들과 손을 잡고 인간 사슬을 만들어 아르한겔스크 침례교회를 둘러싸고 있었다고 한다.

#4. 지난해 9월 1일 마슬레니크 스타니슬라프 기독교인이 열쇠 제작 강습회를 열고 참석자들에게 ‘당신은 믿습니까?’라는 신문을 배포하는 등의 선교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당국자들은 그의 직장을 수색, 신문 8부를 압수했다. 아르마비르시 법원은 유죄를 선고하고 5000루블(약 9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연방 전역에 종교의 자유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개신교와 가톨릭, 이슬람 및 다양한 집단의 종교 활동을 금지하기 위해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선교 활동 등에 모호한 법률을 적용해서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는 8일 “평범한 기독교 활동을 하는 러시아 기독교인들에게 경찰과 판사들이 러시아 법을 적용해 벌금을 부과하거나 투옥되는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USCIRF)’도 러시아의 종교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고 있다. USCIRF는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연례 보고서에서 전 세계 17개 국가를 종교의 자유 침해 빈도와 그 심각성으로 인해 ‘특별 관심 국가’로 지정해야 한다고 미 국무부에 권고하고, 러시아를 그 목록에 포함시켰다.

USCIRF 키즈르 칸 위원은 “우리는 러시아의 종교 자유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와 우크라이나에 존재하는 분쟁으로 인해 폭력이 계속 증가할 것을 우려하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르코 루비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비러시아 정교회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와 유대인 문화 유적지 및 홀로코스트기념관 파괴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의 종교의 자유 침해에 관한 특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보고서에는 러시아 정부가 종교적 이유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기소하고, 자신들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소수 종교인을 학대한 사건 등이 포함된다.

한국VOM 현숙 폴리 대표는 “USCIRF 보고서 덕분에 전 세계 교회가 러시아의 종교의 자유 침해에 관심을 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사실 그 보고서의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VOM이 평범한 성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참된 자유는 정부가 줄 수도 없고 빼앗아갈 수도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격려하기 위함”이라며 “박해에 관한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 보고서는 미국 정부에 대한 권고 사항이다. 반면 박해에 관한 우리 단체의 보고서는 전 세계 기독교인에 대한 권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지역 및 러시아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주께서 보살펴 주실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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