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새 총무 김종생 목사
명성교회 유착 논란 속 선출
내부 반대 거세 분열 우려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를 둘러싸고 내분을 겪은 NCCK가 이번에는 교회 세습으로 물의를 빚은 명성교회 측 인사를 총무로 선출해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NCCK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김종생 목사를 새 총무로 선출했다. 투표 결과는 총 168표 중 찬성 97표, 반대 69표, 무효 2표로 재적인원 과반수의 지지를 얻으며 NCCK는 김 목사를 새 총무로 최종 인준했다. 

이에 김 목사는 차별금지법 이슈 등으로 불거진 회원 교단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한 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 총무 이홍정 목사의 잔여임기를 채우게 됐다. 임기는 2025년 11월까지다.

김종생 목사.
김종생 목사. (출처::

김 목사가 NCCK 신임총무로 선출됐지만, 반발도 적지 않아 내분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김 목사는 세습 논란을 일으킨 명성교회가 세운 ‘빛과소금의집’ 상임이사로 활동하는 등 유착 관계 의혹으로 NCCK 총무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실제 이날 김 목사의 총무 인준을 위한 투표를 앞두고 그의 후보 자격을 두고 격론이 일기도 했다. 김 목사를 반대하는 측은 “김 후보가 총무가 될 경우 NCCK는 명성교회 문제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 “김 목사가 총무로 당선되면 김 목사로 인해 NCCK가 분열되고 정체성마저 훼손될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NCCK 총무 후보자 인준을 반대하는 지역NCC전국협의회 총대일동은 입장문을 통해 “총무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NCCK와 예장통합 총회의 ‘교회세습 반대 결의’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 담임목사 세습 옹호에 앞장섰던 인물”이라며 “더욱이 예장연합사업위원회의 NCCK총무 후보 선출과정에서 의혹마저 이는 상황이다.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총무로 선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를 후보로 추천한 예장통합 측 세력의 목소리도 있었다. 예장통합 총회장이기도 한 이순창 목사는 “(김 목사는) NCCK의 교회 일치와 협력의 정신으로 살아 왔고, 예수님의 길을 따라 생명, 정의, 평화의 삶을 살기 위해 헌신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논란에 관해 “세습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면서도 김삼환 목사가 퇴임할 당시 교단 내 다른 교회에서 담임목사를 맡고 있었으므로 자신이 “세습의 현장에 있지는 않았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습 옹호 논란의 원인이 된 기관의 자리는 지난달 말 사임했다고 덧붙였다. 또 명성교회의 자원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이태원 참사 유가족 지원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우리 사회의 아픈 곳에 일정 부분 견인했다고 자부한다며 우려와 염려에도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DB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DB

우여곡절 끝에 김 목사가 선출되자 반대 측에서는 탄식과 함께 “어떻게 NCCK에서 명성교회에 면죄부를 주냐” “창피한 줄 알아라”, “NCCK는 해체하라” 등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 목사는 취임사를 통해 “현장의 사람으로 고난당하는 자들의 친구가 되겠다.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 평화에 반하는 것들과 불의와 분열에는 과감하게 거리 두기를 하겠다”며 “NCCK가 당면한 재정 문제 앞에, 맘몬과 거리를 두며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NCCK는 신임 총무와 향후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홍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 진영 개신교 단체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성명을 통해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법을 잠재하면서까지 두둔한 예장통합 총회의 지원과 불법세습의 당사자 명성교회의 엄호를 받으며 후보로 나온 김 목사를 NCCK가 자신들의 총무로 선임함은 스스로 불법세습의 동반자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라며 “시대를 역행하는 NCCK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모든 불의를 끊고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때까지 비판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