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내일 한달간 대장정 시작
처음 32개국 출전하는 대회
‘고강도 훈련’ 강조하며 준비
‘16세 1개월’ 케이시 페어
남녀 통틀어 최연소 발탁

[서울=뉴시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정식에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3.07.08.
[서울=뉴시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정식에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3.07.08.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대한민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출전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이 20일 개막한다. 처음으로 32개국이 나서는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8강을 목표로 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그 꿈을 이룰지 관심을 모은다. 

19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콜린 벨(영국)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독일, 콜롬비아, 모로코와 함께 월드컵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현지시간으로 25일 오전 11시 콜롬비아와 조별 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호주와 한국은 시간 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10시 킥오프된다.

2차전은 30일 오후 1시 모로코와 조별 라운드 최종전은 8월 3일 오후 7시 독일과 맞대결한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일정.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 일정.

◆랭킹은 조에서 2위인데…

FIFA 랭킹은 한국이 17위로, 독일(2위)에 이어 H조 랭킹 2위를 달린다. 콜롬비아는 25위, 모로코는 72위다.

랭킹만 놓고 보면 한국이 무난히 16강에 진출할 듯 보이지만, 월드컵이 그리 쉬울 리 만무하다. 일렉트로닉 아츠(EA) 스포츠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월드컵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한다. 

EA 스포츠는 독일과 한국의 첫 상대인 콜롬비아를 H조 16강 진출 국가로 예상했다. 한국보다 랭킹은 낮지만, 콜롬비아는 남미의 강호인 만큼 콜롬비아의 낙승을 예견한 것으로 풀이된다. 

EA 스포츠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과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흘려듣기 어려운 내용이다. 

그렇기에 한국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콜롬비아와의 첫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난 8일 월드컵 출정식을 벌인 대표팀도 콜롬비아와의 맞대결을 염두에 두고 ‘가상의 콜롬비아’ 아이티(52위)와 평가전을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정식에서 대한민국 콜린 벨 감독이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3.07.08.
[서울=뉴시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정식에서 대한민국 콜린 벨 감독이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3.07.08.

◆‘고강도 훈련’ 빛 발할까

대표팀은 전반 아이티에게 고전하며 실점했으나, 대표팀 소집 이후 진행한 ‘고강도 훈련’의 효과가 후반 빛을 발하며 지친 아이티를 상대로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2-1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아이티 선수들의 체력이 멀쩡할 때는 우리 선수들이 힘과 스피드 경쟁에서 다소 밀렸지만, 후반 들어 아이티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면서 아직 지치지 않았던 한국 선수들이 반대로 힘과 스피드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다. 

앞서 벨 감독은 취임 초기부터 고강도 훈련을 꾸준히 언급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성공의 핵심으로 고강도 훈련을 재차 제시했다. 이번 대표팀 슬로건이 ‘고강도 – 높게 강하게 도전하라’일 정도다. 월드컵 서포터즈 이름 역시 ‘고강도 서포터즈’다. 

6월 18일 31명의 예비명단을 소집한 벨 감독은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고강도 훈련을 3주가량 진행했고, 이를 통해 선수를 추려 7월 5일 23명의 월드컵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아이티전 승리에 대해 벨 감독은 인터뷰에서 “시작은 어려운 경기를 했으나, 플레이할수록 우리는 강해졌다. 고강도 훈련의 결과”라며 “경기장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해 많은 액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주 내내 고강도 훈련을 몰아붙였고,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벨 감독은 체력, 그중에서도 스프린트 이후 다시 스프린트가 가능한 ‘회복력’을 중시했다. 경기 끝까지 끊임없이 스프린트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벨 감독은 선수들의 회복에 대해 “훈련을 진행할 때도 하루하루 고강도 러닝과 스프린트를 진행했다. 어느 정도 목표를 정하고 진행했고, 매 훈련 목표한 수치를 달성했다”면서 “훈련의 성과가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팀이 더 강해져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파주=뉴시스]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지소현, 이금민이 6월 30일 오전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팅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6.30.
[파주=뉴시스]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지소현, 이금민이 6월 30일 오전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팅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3.06.30.

◆이금민 “고강도 스프린트 할 수 있어야”

이와 관련 잉글랜드 브라이턴에서 활약하는 이금민은 아이티전이 끝난 뒤 공동 취재 구역에서 “(해외 무대는) 경기 속도가 너무 빠르고 해외 선수들도 피지컬 측면에서 타고났다”며 “고강도 스프린트를 하지 않으면 사실 국제 무대에서는 힘들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금민은 “경쟁이 힘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고강도 스프린트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축구가 그런 시대다. 그렇게 축구가 많이 발전했다”며 “한국에 있다가 해외 무대로 가보니 빠르고 선수들도 강하다. 피지컬 측면에서도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티전에서 1골 1도움을 터트린 지소연(수원FC)은 “유럽 선수들과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린 선수들과 소집 훈련을 해보니 내가 어렸을 때와 다르게 능력과 기술이 굉장히 좋아서 잘 성장하기만 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지소연·이금민 비롯 월드컵 경험 풍부한 선수단

이번 대표팀엔 이금민·지소연을 비롯해 월드컵 경험이 풍부한 관록 있는 선수들을 많이 발탁했다. 

이금민과 같은 유럽파 조소현(토트넘) 이영주(마드리드 CFF)는 물론이고, 베테랑 김혜리 임선주 김정미(이상 인천 현대제철) 박은선(서울시청) 등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들은 모두 한번 이상 월드컵을 뛰어본 선수들이다. 이영주를 제외하면 그 횟수가 3번으로 늘어난다.

이 같은 월드컵 경험자가 이번 대표팀 23명 중 14명이나 된다. 

[파주=뉴시스]  케이시 유진 페어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가 5일 오전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팅센터(NFC)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7.05.
[파주=뉴시스] 케이시 유진 페어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가 5일 오전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팅센터(NFC)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7.05.

◆최연소·혼혈 케이티 페어 주목

물론 지소연이 말한 경쟁력 있는 새로운 얼굴들도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이는 2007년생, 그러니까 불과 16세 1개월, 그것도 ‘혼혈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PDA)다. 

페어는 대표팀 명단에 들며 두가지 기록을 만들었다. 하나는 최연소 합류 기록, 또 하나는 여성 첫 혼혈 기록이다. 

기존 남녀 통틀어 한국 축구 사상 최연소 기록은 이번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박은선(당시 16세 9개월)이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페어가 경신했다.

또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페어는 1998년 프랑스 남자 월드컵에 나간 장대일에 이어 두번째 혼혈 선수가 됐다. 

페어는 “스피드와 피지컬 면에서 강점이 있다. 또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를 통해 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 영광이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잘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여자축구대표팀 최종 명단(23명)

▲GK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윤영글(BK헤켄), 류지수(서울시청)

▲DF 김혜리 임선주 장슬기 홍혜지(인천현대제철), 심서연, 추효주(수원FC), 이영주(마드리드CFF)

▲MF 조소현(토트넘), 지소연, 김윤지, 전은하(수원FC), 이금민(브라이튼), 천가람(화천KSPO), 배예빈(경북위덕대)

▲FW 박은선(서울시청), 최유리 강채림 손화연(인천현대제철), 문미라(수원FC), 케이시 유진 페어(PDA)

▲예비 명단 고유나(화천KSPO), 이은영(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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