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국가 간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으며 오로지 영원한 국익만 있다.

중국과 현 정부 들어 좀 소원하다. 물론 한국이 중국을 두려워하거나 꿀릴 것은 없다. 경제적으로 보면 14억에서 나오는 규모의 경제적 잠재력은 인정한다. 다만 현시점에서 냉철하게 보면 개인당 소득만 봐도 한국이 3배 이상 많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한류로 대변되는 K-팝, K-콘텐츠, K-영화, K-드라마, K-예능 등 어디에서도 한국이 우월하다. 스포츠도 가장 대중적인 축구, 야구, 기타 구기종목에서 월등하거나 대등하다.

사회적으로도 보면 자유분방한 한국 사회에서 오는 역동성에 기반한 창발성과 질서 의식, 민주적 제도의 안착으로 작동되는 튼튼한 안정적 사회 망은 최고의 안전한 국가로 인식되고 있으며 세계인이 자유롭게 방문하는 국가가 됐다.

정치적으로 보면 국민이 직접 대통령부터 국회의원 광역 기초의원들을 선택한다. 한 명이 임명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정치가 아니다. 대통령을 남녀노소 불문하고 욕하고 비판한다. 개인의 성향과 문화 수준 차이로 자유롭게 판단할 문제라고 인식한다. 군사적 측면은 50만 대 260만으로 숫자에서 오는 차이가 크다.

그러나 한국도 중국 중남해에 결정적 타격을 줄 무기들이 즐비하고 유럽 전체와 대등한 수준의 세계 6위의 군사 강국이다. 어느 측면 하나도 중국에 외형적 실체적 부족함이 없다. 대등하고 당당하게 중국을 대하면 된다. 물론 국제정치적으로 중국의 경제부상은 발언권이 높아졌다.

다만 냉철히 한국 스스로 성찰해볼 때 그동안 숙이고 들어간 점도 있다. 이제부터는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중국 자체가 수직적 위계질서에 순종하는 국가에만 포용적으로 나오는 조상으로부터 받은 DNA가 있다.

국경을 접하거나 주변 국가와 좋은 관계를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국가가 몇이나 되는가. 약하게 보이면 짓밟는다. 한국보다 58배나 경제력이 약한 북한도 자력갱생의 기치와 주체적으로 맞서니 함부로 하지 못한다.

베트남, 인도는 사실상 상호존중 국가가 됐다. 한때 동아시아를 지배한 한(漢) 제국의 400여년 부흥에 사로잡히고 도취돼 있을 뿐이다. 순응하는 국가와만 무슨 호혜를 베푼다. 사실 국제법으로 보면 국가의 대소를 떠나 하나의 국가로 존중받는 대등한 국가로 인정해야만 한다. 미국만 봐도 작은 나라 어디를 가도 일단 주권을 존중하고 내용을 떠나 동등하게 대한다.

그러나 중국은 말로만 그렇게 하지 ‘너는 소국이니 똑같지 않다’는 인식이 뼛속 깊이 박혀 있다. 한마디로 의식 속에서 타국을 무시하고 있다. 법가사상과 유교적 가부장제가 결합된 DNA가 기저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위계질서가 중요하기에 나라 간에도 수직적이라고 생각한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항상 세계의 중심이고 최고가 된다는 착각의 연속으로 산다. 그러나 국경선을 맞대면서 숙명적 관계가 된 중국, 꿀릴 것도 없으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잘 선용하고 당당히 할 얘기 하고 ‘국익 외교’를 해야만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