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장관, ICBM 강력 규탄 공동성명
김여정 “우릴 건드린 대가 가볍지 않을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더 세인트 레지스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더 세인트 레지스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한국·미국·일본(한미일) 외교장관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은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운용에 반발하며 미국에 대한 위협적인 발언 수위를 높이는 등 ‘북-한·미·일’ 관계가 극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5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미일 외교장관은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자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했다. 이들은 최근 북한의 ICBM 발사 도발을 규탄했다.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자리했고,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일본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자리했다. 이들은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지난 12일 북한이 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이후 이틀 만에 회담을 가졌다.

박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불과 이틀 전 북한이 또 ICBM을 발사했다. 바로 아세안 관련 회의가 한창일 때”라며 “북한이 하고 있는 것(미사일 발사)은 국제사회의 기대에 완전히 어긋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장관은 “오늘 3국(한미일) 간 대화를 통해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다지고 그들의 도발은 대가를 받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바란다”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선 3국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은 불과 이틀 전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무엇보다 그것은 3국이 훨씬 더 긴밀하게 협력하도록 했다”며 “우리가 공동 방위에 단호히 동참하고, 어떠한 공격도 저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했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한미일 3국 간 공조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한일 양국 간 협력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3국은 외교장관회담 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3국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그리고 일본은 북한이 2023년 7월 12일 감행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하고 노골적인 위반이며, 한반도 및 국제 평화와 안정에 대한 중대한 위협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들의 완전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유엔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나갈 것”이라며 “3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인 해외 노동자 및 악성 사이버 활동 등을 통한 불법적인 수입 창출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해서 긴밀히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은 북한이 불법적이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중단하고 조속히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하고 해상미사일방어훈련, 대잠전훈련, 해양차단훈련을 포함한 3국 간 안보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4일 북한의 ICBM 발사는 정당한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을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 뉴시스)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한 담화를 통해 “가장 적대적이며 가장 위협적인 미국의 반공화국 핵 대결 정책을 철저히 제압, 분쇄하는 것은 조선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핵전쟁의 참화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정당방위권”이라며 “그 누구도 우리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비질할 하등의 명분도 없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무분별하고도 도발적인 대결 선택을 거두지 않고 계속하려 들수록 상황은 미국에 매우 재미없는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며 나는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리리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또 김 부부장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 포기에 미국이 응하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미국이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반공화국 대결노선을 스스로 포기할 때까지 가장 압도적인 핵 억제력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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