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문화재 관람료 폐지 문제와 관련해 “입장료를 없애는 대신 (정부가) 최소한의 관리비를 보존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최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님들이 문화재를 관리, 보존하는 비용을 관람료로 대신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우스님은 이 문제를 놓고 “정부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며 “우리 요구를 너무 안 들어줄 경우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우스님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문화재 관람료 감면 관련 지원 예산이 국회에 반영됐다”며 “전면적인 폐지를 목표로 사찰 문화재 구역 입장료 징수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1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가지정문화재를 소유한 민간 또는 관리단체가 관람료를 감면할 경우 해당 비용을 국가가 지원하는 문화재보호법이 올해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한 비용 419억원이 정부 예산에 반영됐다.

조계종 기획실장 성화스님은 “일부 사찰이 관람료 면제를 시범으로 했더니 입장객이 평소와 비교해 적게는 3배 많게는 8배 정도 몰린 사례가 있다”며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표어가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이라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젊은이들이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해하고 국민들 간의 갈등이 많고 내적인 고통이 많아 행복 지수가 높지 않다”며 “우리나라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평화로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출처: 경주시)
경북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 (출처: 경주시)

또 진우스님은 오는 26일 광화문광장에 높이 20m 크기의 수마노탑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이외에도 전통 등 전시회, 어울림마당, 연등 행렬, 회향 한마당, 연등놀이, 봉축법요식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진우스님은 조계종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열암곡 마애불 바로 세우기’와 관련해 “지금 속도라면 2025년경에 불상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과거 천년을 딛고 미래 천년을 품는 거룩한 불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지난해 8월 14일 서울 봉은사 앞에서 조계종 승려들이 노조 간부를 집단 폭행한 사건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난 데에 유감스럽다”며 “종단 차원에서 스님들이나 불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진우스님은 폭력을 행사한 승려 징계 문제에 대해 “호계원에서 적절히 처리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계원은 조계종의 사법 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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