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in] 새로 띄워진 與김기현호… 통합 리더십 ‘시험대’

[천지일보=원민음, 김민철 기자] 김기현 의원이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장 현안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총선) 지휘다. 윤석열 정부 뒷받침을 위해서라도 총선 승리는 필수다.

다만 앞으로 과제가 산적해 김 당선인의 통합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본인의 한계로 지적돼온 수도권 확장성 문제, 그리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터진 ‘대통령실 선거개입’ 논란 등은 바로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와는 별개로 김 당선자는 울산KTX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서도 설명해야할 입장이다.

국민의힘 유흥수 선거관리위원장은 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24만 4163표(52.93%)로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가 10만 7803표(23.37%), 천하람 후보가 6만 9122표(14.98%), 황교안 후보가 4만 222표(8.7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김 당선인을 괴롭혔던 단어는 바로 ‘확장성’이다. 차기 당 대표는 내년 4월 총선 사령탑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김 당선인의 지역구는 울산이다. 울산시장도 지낸 김 당선인은 그래서 ‘수도권 사령탑’을 주장하는 안철수·윤상현 후보 등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에 김 당선인은 ‘박근혜도 대구’라며 반박했다. 그러나 고심은 깊어 보인다. 김 당선인 이번 전대를 치르며 전국적 지명도와 인지도가 높아지긴 했으나, 인지도가 호감도로 바뀌는 데엔 여전히 수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를 보완키 위해 오는 4월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선 수도권 인사가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20년 총선 기준 수도권 의석수는 서울 49, 경기 59, 인천 13등 모두 121석에 이른다.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절반 가까운 의석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은 차기 총선 승리의 핵심 지역이자 최대 승부처다. 김 당선인은 여야를 번갈아 꼽는 수도권 총선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할 입장에 처했다.

당내에선 김 후보의 득표가 50% 초반이라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새로 당 대표가 뽑히면 빠른 속도로 당에서 재정비가 이뤄지곤 한다. 크게 분열이나 갈등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득표율을 봤을 때 당내에 있었던 경선 과정에서의 후유증에 대해서 봉합하는 과정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도 당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가 당선됐지만, 당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내지 못한 것이 총선에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연 내년 총선까지 당을 원활하게 이끌고 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할 수 있다. 자칫 중도에 비대위나 선대위를 띄운다든지 하는 재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김 후보의 당선으로 대통령의 힘이 국민의힘에 더 크게 퍼지게 될 것”이라며 “윤심 위주로 당이 재편되면서 내년 총선도 윤 대통령을 간판으로 총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당은 좀 더 안정적으로 굴러갈 것이고 당과 정부도 비교적 협조 관계가 원활하게 되면서 1년 정도 총선을 준비할 것 같다. 다만 그럴 경우에 임팩트 없는 여당이라서 국민 여론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