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아동기에 학폭 피해를 겪은 대학생 절반 이상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고 실제로 시도할 가능성도 피해를 겪지 않은 학생보다 2.6배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학폭 키워드가 사회에서나 연예계에서나 큰 이슈다. “혹시나 다음주 최종 1위가 된다면 상금을 사회에 기부하고 싶다”던 황영웅의 김칫국 소감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이제 ‘불타는 트롯맨’에서 더 이상 황영웅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황영웅은 계속 버티려다가 피해자들에게 오히려 더 큰 상처를 줬다. 이제 팬들은 더 이상 누군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는다.

‘불타는 트롯맨’을 믿고 지지했던 팬들도 황영웅 감싸기 논란에 직면한 제작진에게 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학폭에 침묵하던 제작진은 황영웅의 하차가 결정되고 나서야 비로소 숙고했고 고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방송 초반부터 황영웅을 적극 활용하며 분량 몰아주기 등 의혹에 시달렸다. 그 후 황영웅과 관련된 폭로가 지속된 이후에도 비판 여론에 개의치 않으며 결승 1차전을 그대로 진행하기도 했다.

황영웅의 추락은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부 학폭 가해자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황영웅뿐만 아니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야구선수 안우진 등 정치계, 스포츠계에서도 학폭 이슈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 철없는 실수 혹은 순간의 사회적 일탈이라는 면피로 순간을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배우 지수나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 수진 등이 학교폭력 논란 끝에 연예계에서 퇴출됐다. 혹시라도 학폭 가해자가 있다면, 스스로 고백하고 연예계를 떠나야 한다.

지금도 많은 학폭 피해자들은 트라우마를 호소한다. 개그맨 박명수는 최근 불거진 학폭 사태와 관련해 의미 있는 말을 쏟아냈다. 박명수 스스로도 학폭 피해자였고, 학폭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 사람 인생을 망가뜨리는 범죄고, 그건 처벌받아야 한다는 강한 목소리가 큰 울림을 남겼다.

여전히 학교 내에서는 학폭으로 인해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상담을 지원하는 전문상담교사나 관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들이 손을 놓아버린 상황에서 학교폭력은 심심치 않게 지금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교사들도 그들만의 리그이니, 그들 손에서 알아서 정리해주기를 바라는 눈치도 엿보인다.

학폭 가해자들은 주로 혼자하지 않는다. 비겁하게 주변 4~5명씩 어울려 다니며, 혼자 다니는 약자를 골라 괴롭힌다. 학교폭력에서 제일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말로만 보완한다고 하지 말고 많은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학폭근절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앞으로도 ‘학폭’ 가해 경험이 있는 연예인에 대해 네티즌들은 온라인에서 퇴출 운동을 벌일 것이다. 학폭 가해 경험이 있는 연예계 지망생은 아예 입문에 노크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도 쉬쉬하고 숨어있는 학폭 연예인 피의자들에게는 연예계 은퇴가 정답이다.

연예인을 희망하는 청소년들은 교내에서 자신의 언행과 행동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방송국에서도 캐스팅을 할 때 학폭 경험 유무에 대한 설문을 해야 하며, 연예기획사들은 계약서에 과거 학폭 경험이 있거나 피의자는 자동 계약 해지가 된다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

교내에서는 더 이상 피해 학생이 공황장애, 우울증 등이 발생하기 전에 피해자를 가해자와 분리시키고, 교육부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 채 보완 타령을 그만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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