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KN-08’ 장거리 미사일이 2012년 4월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중국제 이동식 발사대 차량(TEL)에 탑재된 모습.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미국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KN-08 개발 상황과 관련해 실전 배치 수순으로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최근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분과위에 제출한 서면증언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KN-08 미사일의 배치 상황과 관련해 미국 정보당국의 공식 평가가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로 주목되고 있다.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 KN-08의 실전 배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되는 사안이다. 북한이 특히 핵탄두 소형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KN-08을 통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은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될 능력이 있는 장거리 핵탑재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면서 두 차례 걸쳐 KN-08을 선보였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아직 발사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KN-08의 배치를 위한 초기 수순들을 밟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최대 사거리 1만 2000㎞에 달하는 KN-08은 지난 2012년 김일성 생일 100주년 군사퍼레이드와 2013년 정전협정 기념 열병식 때 이동식 발사차량에 탑재된 상태로 등장한 바 있다. 소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이 미사일이 이동차량으로 장소를 옮겨 다니다가 발사될 경우 사전 탐지가 어려워지게 된다.

KN-08이 처음 등장할 당시 실존 여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으나 북한에서의 엔진 연소 실험이 잇따라 관측되면서 그 실체가 분명해지게 됐다.

클래퍼 국장은 “북한이 재래식 전력의 약화로 미사일과 대량파괴무기(WMD) 능력, 특히 핵무기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란과 시리아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 탄도미사일을 수출하고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것은 위험한 기술을 확산시키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앞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지난해 12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KN-08 개발 상황과 관련해 “아직 비행실험을 거치지 않았으나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뮤얼 라클리어 전임 태평양사령관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KN-08이 실전배치 수순을 밟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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