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 고무오리 ‘러버덕’이 14일 낮 12시부터 석촌호수에서 공식 전시가 진행됐지만 오후 2시부터 바람이 빠져 오후 3시쯤 일부가 물에 침수됐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날 바람이 세게 불어 전선 고정장치 빠져
지난해 대만에선 지진으로 정전돼 전시 중단
관람 온 부모들 자녀 동심 다칠라 배려 ‘훈훈’
오후 5시 30분께 복구 완료… 고무오리 부활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전 세계 희망을 띄우고 있는 대형 고무오리 ‘러버덕’이 국내 전시 첫날부터 일부가 물에 빠져 상징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러버덕 전시는 14일 낮 12시부터 행사가 진행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다. 하지만 오후 2시부터 점점 기울어지더니 오후 3시에 아예 오리머리 일부가 물에 빠졌다. 관계자가 오후 3시께 보트를 타고 상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섰다.

관계자는 “석촌호수 러버덕은 전날(13일) 저녁 10시께부터 물에 띄워놨고 오늘(14일) 오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점점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습 초기에는 ‘밸런스’ 문제를 주원인으로 추측했으나 수습 이후에는 주원인을 ‘단전’으로 확인했다.

관계자는 “전날 밤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전선을 고정해 주는 장치가 떨어져 나갔다. 러버덕 안에는 공기를 흡입하고 빼내는 순환기가 있다. 이를 연결하는 전선을 이중으로 고정했는데도 빠지면서 바람이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쓰러졌던 러버덕은 오후 5시 30분께 다시 바람이 들어가 온전한 모습으로 떴다.

앞서 러버덕은 지난해 11월 대만에서도 타오위안현 인근에서 발생한 6.6규모 지진으로 정전이 발생, 공기펌프가 꺼져 바람이 빠졌고, 홍콩에서도 바람이 뻐져 침몰한 바 있다.

▲ 거대 고무오리 ‘러버덕’이 14일 낮 12시부터 석촌호수에서 공식 전시가 진행됐지만 오후 2시부터 바람이 뻐져 오후 3시쯤 일부가 물에 침수돼 관계자들이 수습에 들어갔다. 관람객들이 러버덕을 안타깝게 쳐다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가야~ 오리는 지금 자고 있는거야~”

관람을 하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쉽다” “속상하다”는 말을 되풀이 했지만 아이의 동심을 깨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배려도 눈에 띄었다.

두 살 난 딸과 함께 구경하러 왔다는 최윤정(35, 여, 왕십리) 씨는 “저렇게 돼서 너무 속상하다 빨리 복구돼서 제대로 된 러버덕을 보고 싶다”며 “전시 기간이 한 달이라고 했으니 그 안에 다시 또 오겠다”며 다음 관람을 기약했다.

송파구에서 온 장은주(여) 씨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인데 첫 날부터 이렇게 돼서 안타깝다. 올해 있었던 세월호까지 생각나서 마음이 안 좋다”며 “복구가 될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이한테는 네덜란드 한 예술가가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고무오리를 띄워놓은 것이라고 잘 설명해 줬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장은주 씨 자녀 문지성(6, 남) 어린이는 “지금도 오리를 봐서 좋은데 자고 일어나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오리가 다시 물에 온전히 띄워지기를 소망했다.

석촌호수 러버덕은 네덜란드 출신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기획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러버덕’의 일환으로 이날부터 내달 14일까지 한 달 간 전시된다. 앞서 호프만은 “러버덕은 국경도, 경계도, 차별도,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이것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치유가 되며 전 세계의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 거대 고무오리 ‘러버덕’이 14일 낮 12시부터 석촌호수에서 공식 전시가 진행됐지만 오후 2시부터 바람이 뻐져 오후 3시쯤 일부가 물에 침수됐다가 오후 5시 30분께 복구완료됐다. 관람객들이 다시 물에 뜬 러버덕을 보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평화ㆍ행복주러 온 오리

러버덕은 2007년 처음 등장했으며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의 크기에 무게는 1톤에 달하는 거대 고무오리다. 러버덕은 프랑스 생나제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일본 오사카, 호주 시드니, 브라질 상파울로, 홍콩 등 16개 도시를 돌며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해왔으며, 마지막 종착지로 한국의 석촌호수를 선택했다.

석촌호수 러버덕 소식에 네티즌들은 “석촌호수 러버덕, 평화와 희망 주러 왔다며” “석촌호수 러버덕, 바람 빠진 것 아니야?” “석촌호수 러버덕, 전시 첫 날부터 침수” “석촌호수 러버덕, 오리가 다시 통통해졌어” “석촌호수 러버덕, 철퍼덕?”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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