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국회의원 총선과 지방선거가 닥쳐오고, 보궐선거는 사유가 있을 때마다 실시됐으니 우리 주변에서 떠돈 ‘선거로 해가 뜨고 선거로 해가 진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공직선거가 기초선거 두 곳뿐이니 과거 떠들썩했던 선거에 비하면 선거 축에도 못 낄 판이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으로는 새누리당 정두언·안덕수·조현룡 의원 등이 있지만 이번 선거에 포함되려면 9월 말까지 확정이 돼야 하는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확정된 10.29 재·보선 실시 지역은 28일 현재까지 경상북도 청송군 나선거구와 예천군 다선거구 등 기초의원 선거구 2곳이 전부이다. 두 곳의 총 유권자 수가 2만 명 정도로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나 행정기관에서는 다가오는 보선에서 부담이 없어 보인다. 공교롭게도 두 곳이 경상도 군단위에서 치러지는 선거니 정당에서도 관심이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동네 투표나 마찬가지일 테고 국민적 관심거리도 아니다.

중앙선관위가 사실상 내년까지 ‘무(無)선거 시즌’을 맞아 따로 할 일들이 무척 많다. 선진 선거제도의 개선과 선거후보자와 유권자들에게 불만의 요인을 제공하고 있는 각종 선거제도를 깊이 있게 연구해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일과 제도 홍보다. 원외 정당에게 불리함과 기호상 혼란을 주는 정당의 기호, 정당에 배분되는 정치자금 제도의 개혁과 함께 유권자들과 일부 사회단체에 선거 무효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투표분류기의 완벽한 운용 등이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것은 평등과 자유, 정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에 충실하기 때문인데, 그만큼 선거제도가 완벽하고 공정하게 운영돼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공평해야 할 선거가 제도상 유·불리 또는 허점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꽃’ 그 본래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면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중앙선관위는 주도적으로 현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선거관련법에서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요소가 없는 것인지 살펴보고, 제도 개선을 통해 선진화된 선거 풍토가 조성될 수 있도록 선거가 없는 골든타임을 잘 이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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