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외부 비대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내홍이 불거지면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직은 물론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놓으라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는 상태다.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 비대위원 출신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면서다.

박 위원장은 진보 성향인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보수 성향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영입해 ‘투톱’ 비대위원장 체제로 균형을 맞춤으로써 당 쇄신 의지를 보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공동위원장 체제가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것이 2016년 총선과 17년 대선 승리를 위해 갖춰야 할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상돈 교수에 대한 반발은 여전하다.

당내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 의원들이 주축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486 3선 의원들이 주축인 혁신모임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혁신모임의 오영식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비대위원장 관련 행보를 종합해보면 박영선 체제가 더이상 가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박 위원장에게 이런 뜻을 분명히 전달하고 결단을 촉구하기로 했다. 원내대표까지 포함해서 내려놔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 “박 위원장이 소통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내 반응이 좋지 않다”며 “안경환·이상돈 교수가 좋은 조합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소속 의원 대다수와 상임고문들까지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상돈 교수를 당 대표로 영입한다는 것은 새정치연합이 ‘우리 당은 새누리당과 아무런 차별성이 없는 정당이다’라고 국민 앞에 공표하는 것”이라며 “여의도에서만 자꾸 묘수궁리를 하니까 이런 자폭형 참사가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22일째 단식농성 중인 정청래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상돈 교수의 단독 비대위원장이든 안경환 교수와 공동 비대위원장이든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이상돈 영입카드가 계속된다면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선포했다.

다만 중도파 일각에서는 이 교수가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는 등 ‘합리적 보수’의 모습을 보여 ‘투톱’ 체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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