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외부 영입 무산으로 리더십 상처
차기 지휘봉, 원혜영·유인태·박병석 등 거론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외부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계획이 당내 거센 반발 끝에 무산되면서 새정치연합이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역시 안갯속에 빠져든 형국이다.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로 구성된 진보와 보수의 ‘투톱’ 체제 계획은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을 지낸 이 교수의 이력에 따른 당내 반발 기류가 거세지면서 수포로 돌아간 상태다.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을 야심차게 준비했던 박 위원장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 두 차례의 세월호 특별법 추인 불발에 이어 비대위원장 인선 문제까지 좌초되면서 박 위원장의 리더십이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대위 구성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차기 비대위원장은 당 내부에서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현안 등 당면과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일단 주초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집중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부당판결, 담뱃값, 주민세 인상 등 민생현안에 전념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후 비대위 구성 등의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일부 의원이 박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는 데 대해서 “당이 더 위기로 치닫게 되고 세월호법 협상을 실종시키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세월호법에 이어 지도부 체제 개편도 벽에 부딪히면서 사실상 리더십을 상실한 상태여서 당내 불만의 목소리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 소속 일부 의원은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뿐만 아니라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당 내부에서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 기류가 강하게 흐르면서 7.30 재보궐선거 참패 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 이후 불거졌던 ‘조기전대론’이 재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차기 비대위원장으로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려던 계획이 무산된 만큼 당 내부 인사 중에서도 중도 성향이 짙은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중도파인 원혜영·유인태 의원과 박병석 의원 등이 거명되는 가운데 박 원내대표와 가까운 박기춘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내년 1월에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 등 유력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계파 간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외부 인사 영입 카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