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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 형 박삼구 회장 배임 혐의로 고소
올 상반기에만 3건… 감정
경영권 다툼 연장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금호가 박삼구-찬구 형제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4000억 원대의 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사실상 전면전 양상으로 돌입했다. 특히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직접 형인 박삼구 회장을 향해 칼을 겨눈 만큼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금호석화 측은 지난달 12일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을 통해 박삼구 회장이 지난 2009년 12월 재무구조 악화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기업어음 4200억 원어치를 발행하도록 한 뒤 그룹 계열사에게 사들이게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명의로 발행한 4200억 원어치 기업어음은 금호석화와 금호아시아나 등 12개 계열사가 모두 사들였다. 이에 박삼구 회장이 워크아웃 신청 전후로 발행한 부실 기업어음을 계열사에 떠넘겨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는 게 금호석화 측의 입장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2009년 12월 30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선언 이후에도 이틀 동안 CP를 발행해 계열사로 하여금 매입하게 하는 등 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 측은 박삼구 회장의 배임 여부에 대해 “2009년 7월 박찬구 회장을 해임하고 본인도 동반 퇴진한 뒤 2010년 11월에 복귀한 만큼 당시 경영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소장과 관련 자료를 검토한 뒤 박찬구 회장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두 형제 간의 대립은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견차로 갈등을 빚으면서 촉발됐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06년 인수한 대우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로 번졌고, 박찬구 회장은 형의 책임을 주장하며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화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박삼구 회장은 2009년 7월 동생을 금호석화 대표에서 해임했고, 본격적인 형제 간 갈등이 시작됐다.

결국 두 형제는 2009년 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다투다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로 분리 경영을 하기로 했다. 이후 각종 경영권과 상표권 등을 놓고 소송전을 벌여왔고 서로를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번 고소 건 역시 그간 금호가 형제 간의 감정싸움과 경영권 다툼의 연장선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형제는 올해 상반기에도 고소 1건, 소송제기 2건을 추가하며 대립을 이어왔다.

지난 2월에는 동생 박찬구 회장 측이 형 박삼구 회장의 일정이 기록된 문건을 빼돌려 악의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일정을 빼내게 한 혐의로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를 고소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3월에는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자 동생 박찬구 회장 측이 주총 결의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낸 데 이어 박삼구 회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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