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김무성 ‘당내 입지 강화’ 약진… 安, 사퇴로 최대 위기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7.30 재보궐선거 결과 새누리당의 압승이라는 충격파가 정치권을 강타했다. 대권 지형 역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잠룡들의 희비가 또다시 엇갈리는 상황이다.

차기 대권과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진 이번 재보선은 대권 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김무성 대표는 당 장악력 확대와 함께 당 신임 지도부 연착륙에 성공했다. 당분간 순항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그의 대권 가도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장애물로 예상됐던 친박(친박근혜)의 견제도 수면 아래 잠기게 됐다. 당내 입지를 강화한 김 대표로서는 대권으로 가는 발판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게 된 셈이다.

여권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서울 동작을 불출마로 재보선과 거리를 뒀다. 이에 따라 정치적 소용돌이로부터 멀리 떨어진 채 차기 대권에 대한 여정을 구상할 여유를 갖게 됐다.

야권 잠룡들의 요동 폭은 더욱 크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은 다른 야권 잠룡의 부진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재보선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있던 박 시장은 야권 패배의 충격파로부터도 비껴가게 됐다. 박 시장의 ‘아바타’로 불리던 서울 동작을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사퇴하면서 선거 패배에 따른 정치적 생채기를 피한 것이다. 같은 야권의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은 박 시장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재인 의원도 대권 측면에서 보면 재보선 수혜자로 꼽힌다. 자당이 선거에서 패하긴 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전남 순천·곡성, 경기 김포, 서울 동작을 등 전국을 종횡무진 다니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외연을 넓히는 등 정치적 이득을 챙겼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재보선 격전지에 나섰다가 줄줄이 쓴잔을 마신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대권 가도에서도 위기를 맞게 됐다. 1차 관문에서 낙방함에 따라 한동안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선 패배로 가장 궁지에 몰린 잠룡은 안철수 공동대표다. 선거 초반부터 심각한 내홍을 일으켰던 공천 파문으로 리더십에 상처가 간 것은 물론 재보선 참패로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마저 흔들릴 처지에 놓였다. 그는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와 함께 그의 정치적 생명도 사실상 끝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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