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가운데 김한길(왼쪽)·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사퇴 기자회견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뉴시스)

2010ㆍ2012년 이어 ‘공천 자살골’ 패배
“선거결과 책임” 4개월여 만에 동반사퇴
존폐 위기 앞에 ‘계파갈등’ 폭풍전야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달 31일 7.30 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갈 길을 잃었다.

야당 텃밭인 호남에선 여당에 자리를 내주고, 수도권에선 단일화의 역풍을 맞는 등 여권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민심의 회초리’가 자신들에게 돌아오면서다.

당 안팎에선 원칙과 기준이 사라진 ‘계파공천’이 참패의 주요 요인이라며 당내의 반대에도 무리하게 전략공천한 지도부에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야당이 ‘공천 자살골’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망친 것은 2010년 7.28 재보선과 2012년 총선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이에 당내에선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에 나서지 않으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는 공감대와 함께 향후 진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또한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 동반 퇴진과 지도부 총사퇴로 인해 비상체제로 전환되면서 당내 지형의 전면적 재편도 불가피해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라 박영선 원내대표는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임시로 당을 이끌며 재건 작업을 지휘해 나갈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1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대표 직무대행 보좌기구를 구성하고, 향후 비상대책위 구성 방안 등에 대한 여론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선거 패배 시 김ㆍ안 신주류 측과 대립했던 구주류가 공천실패를 내세우며 ‘조기 전대론’을 공론화시킬 것으로 예측됐으나, 계파충돌까지 이어지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전대 소집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계파갈등은 지난 3월 야권 통합으로 새정치연합의 김ㆍ안 투톱체제가 출범하면서부터 누적돼온 것으로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이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며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새정치연합이 부단한 혁신을 감당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넉 달 동안 최고위원들께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 선거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퇴의 변을 남겼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공동대표와 함께 최고위원단도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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