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항공 보잉777 여객기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5명 전원이 사망한 가운데, 그라보보 추락 현장에서 사람들이 비행기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서맨사 파워 “‘친러시아 반군’ 지역서 미사일 발사”
반기문 “피격 책임자는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유엔본부=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국제조사를 촉구했다.

안보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이러한 내용의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누가 항공기를 격추시켰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충분하며 철저한 국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관련국에 국제조사단의 현장 접근과 자유로운 조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누가 여객기를 격추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안보리 이사국들간 입장이 갈렸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친(親) 러시아 반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측에 화살을 돌렸다.

특히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동부 우크라이나 지역의 분리주의자 점령 지역에서 운용된 지대공미사일 SA-11에 의해 격추된 것 같다"면서 "우크라이나 반군 지역의 방공시스템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피격과 관련해 미국의 고위 관료가 공식 입장을 낸 것은 파워 대사가 처음이다.

파워 대사는 "이 방공 시스템의 운용에 있어 러시아 요원들이 기술 지원을 했다는 것을 미국은 배제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중단해야 하며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대사는 파워 대사의 주장을 일축한 뒤 우크라이나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추르킨 대사는 "비행금지구역으로의 항공기 비행을 허락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유리 세르게예프 우크라이나 유엔대사는 "여객기는 테러리스트(반군)에 의해 격추됐다"면서 "문제는 (격추에 사용된) 지대공미사일 SA-11을 어디에서 확보했느냐"라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국제사회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면서 "경악할만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서의 무력 대결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반 총장은 "끔찍한 이번 비극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책임자는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조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이날 여객기 피격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한 뒤 긴급회의를 시작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