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임명 강행하면 국민적 저항 일어날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왜곡된 역사관과 종교관에 대한 불교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가 문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향적스님) 의장단과 상임분과위원장, 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중진 스님들은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철회 및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앙종회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5일 열리는 제198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도 문 후보 사퇴를 재촉구할 예정이다.

중앙종회는 “그릇되고 편협한 사고를 가진 문 후보자가 총리에 오르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그의 발언을 동의 또는 묵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이는 취임식에서 온 국민에게 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창극 후보자가 이 나라의 국민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역사의식이 부재하다. 개신교 근본주의 세계관, 반민족적 식민사관에 매몰돼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문 후보자는 자신의 일부 발언에 대해 ‘교회 내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라고 변명했지만 이는 신앙을 빌미로 역사를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종회는 “부처님이 제시한 지도자의 덕목 중 하나가 국민의 뜻을 잘 살펴야 한다는 ‘불상위(不相違)’”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문 후보자 지명 철회와 사과, 청와대 인사 시스템의 전면 개선을 촉구했다. 또 문창극 후보자에게는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지 말고 국민 앞에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당부했다.

종회의장 향적스님은 “만약 문 후보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불교와 종교를 떠난 전 국민적 저항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국회 등에 직접 성명서를 전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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