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보훈지청 보상과 안소영

내가 보훈지청에 와서 처음 맡은 일은 참전유공자 분에게 참전명예수당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6.25전쟁이나 월남전쟁에 참전하신 분의 헌신에 대해 예우와 지원을 다하는 의미로 일정 수당을 드리는 것이다.

특히 5월에는 해외에 계신 참전유공자 분에게 송금을 하는 달이라서 신상신고서를 접수받는 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일을 처리하면서 많은 분과 이메일이나 전화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한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일을 말씀하시는 데만도 시간이 걸리실 텐데, 일을 해결하기도 전에 먼저 한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여쭤보시는 분이 많았다.

특히 최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온 나라가 충격에 빠져 있을 때, 첫 인사와 끝 인사는 항상 위로와 안부의 말로 끝나곤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할아버지께서 보내주신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이었다.

“여객선 침몰로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과 모든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며 구호활동과 관련된 모든 분께 격려를 보냅니다.”

할아버지는 이 글귀와 함께 관련 사진을 여러 장 보내주셨다.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시도 한 편 보내주셨다. 미국에서 날아온 이 소식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비록 한국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항상 한국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나마 걱정과 위로의 말을 전하고자 하는 그 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기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그런데 이 글귀를 보면서 잠시나마 이러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이렇듯 크고 작은 소식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고 여러 번 위기의 순간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기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신의 주변, 사회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발생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모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위기의 순간에 작지만 많은 힘이 모이면서 이를 극복해 나간 일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6월 호국의 달을 맞아 우선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일이 아닌 것에 대해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이를 공유해 나가며, 가족에서 친구로, 이웃에서 사회로 관심 영역을 넓혀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마음과 사랑이 커져갈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께서 국가보훈처와 수원보훈지청에서 호국 보훈의 달을 계기로 진행하는 정부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단순 정부 행사로만 그치지 않고 대국민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보훈지청에서는 18일 나라사랑 음악회로 시민과 함께 즐겁고 기억에 남는 호국보훈의 달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7월 5일과 6일, 1박 2일에 걸쳐 ‘2014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전국 나라사랑 철인 3종 경기 대회’를 수원 광교호수공원 부근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기존의 철인 3종 경기와는 달리 사전행사로 ‘나라사랑 아쿠아슬론’ 대회가 개최되는데, 국가유공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나라사랑 가족릴레이, 국가유공자와 일반시민이 함께하는 나라사랑 화합릴레이, 국가유공자와 장애우가 함께하는 나라사랑 희망릴레이로 진행된다.

그 밖에도 국가보훈처 본부와 각 기관에서는 6월 말 전쟁기념관에서 서울광장까지 시민과 함께하는 호국퍼레이드를 비롯해 나라사랑 영어 스피치 대회, 전시와 체험활동을 함께할 수 있는 나라사랑 미로전시회, 미군과 시민 간의 화합의 무대 ‘Do You Remember?’ 행사 등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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