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26일째인 11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여경들이 한 실종자 가족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생존자·유족 세심한 관찰·진단 필요한 시기
시민 위한 심리상담 자원봉사 열기 높아
지금까지 재난심리교육 7000명 넘게 이수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긴 지 26일째에 접어들었다. 일반시민이 겪고 있는 우울감과 분노는 한 달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유가족이나 생존자는 한두 달이 지나야 장기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한지가 파악돼 이들에 대해서는 더 세심한 관심과 진단이 필요한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 희생자 다수가 안산 단원고 학생인 만큼 안산은 어느 지역보다 심리지원서비스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다. 기존에 운영되던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이 흡수된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는 현재 단원구 보건소에 자리를 잡았으나 장기간 운영과 전문적인 심리지원을 고려해 별도로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소는 검토 중이다. 이곳에는 연간 30~4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올해는 전액 국고로, 내년부터는 지방비 매칭(50%)으로 지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최소 3년간 운영될 예정인 이곳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우울, 불안 등에 대한 초기진단과 정신건강 정보 제공뿐 아니라 심리안정팀이 직접 실종자·희생자 가족의 집을 방문해 심리지원서비스를 하고 안산 소재 중·고등학교 52개소(단원고 제외)를 방문해 정신건강상태를 진단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안산 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장을 맡고 있는 하규섭 국립서울병원 원장은 7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에 구조된 생존자에게서는 직접 사고를 겪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가, 유가족에게서는 화병이나 우울증 등 정서적인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시민도 TV로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접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충격과 분노가 클 수 있으나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하 원장은 “이번 사고로 친구를 잃은 타 학교 학생들, 실종자나 희생자의 가족을 알고 있는 이웃까지도 파악해 지역사회가 빨리 안정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증상이 남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이런 분들을 장기간 추적하면서 증상과 상처를 다독거리고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게 트라우마센터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상처 입은 사람들을 보듬어주기 위해 심리상담 자원봉사를 하려는 전문가와 시민의 발길이 전국 곳곳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심리지원을 하기 위해 설치된 ‘경기도·안산시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은 시민상담소에 심리상담 자원봉사자를 배치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 3주간 재난심리교육을 받은 사람만 7000여 명에 달한다. 지원단 김현수 단장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평상시에 상담훈련이 돼 있는 분들이 자원봉사를 했으면 하는 목소리가 많아 관련 자격증 소지자와 재난심리교육을 받은 분에 한해서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에 따르면 안산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시민을 위한 심리상담 및 정보제공을 위해 23개의 시민상담소가 운영되고 있다. 시민상담소의 경우 발인이 끝난 장례식장 및 시민들의 이용이 적은 곳은 점차적으로 줄여 효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