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지난 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정보통신기기업체들과 통신사업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웨어러블기기(wearable device)가 어디까지 진화하고 빨리 성장할 것인가였다.

웨어러블기기는 사람이 옷을 입듯이 안경과 시계처럼 인간의 몸에 부착시켜 정보통신망에 연결하는 정보통신기기를 말한다. 많은 ICT전문가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정보화혁명이 PC기반 고정인터넷에서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인터넷으로 진화했다면 미래에는 웨어러블기기를 매개로 사람과 사물, 공간이 연결되는 시대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웨어러블 시장은 초기단계에 있으나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이 빨라지고 있으며 글로벌기업도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어 2016년 전후해 본격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웨어러블 시대를 대비하여 글로벌업체들의 주도권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인텔, 구글, 소니, 퀼컴, 애플, 하웨이 등이 웨어러블시장에 본격 선언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IT기업들이 웨어러블 기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스마트폰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지금 스마트폰은 중저가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고 태블릿은 초기의 기대와는 달리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MS리서치는 세계 웨어러블 시장은 20112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67억 달러로 매년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웨어러블 생태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은 기기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센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기기 시장이 확대되면서 생태계의 핵심인 운영체제(OS)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어러블 운영체제(OS)시장은 스마트폰과 달리 삼국시대를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스마트폰 OS시장을 양분했던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삼성의 타이젠이 도전하고 있다. 삼성이 타이젠을 적용한 삼성기어의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공개해 독자적인 웨어러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글도 웨어러블 전용OS를 개발해 SDK를 공개했으며 LG전자와 모토롤라가 이를 적용한 스마트워치를 출시했거나 할 계획으로 있어 웨어러블의 시장을 지배하려는 경쟁 중에 있다. 여기에 금년 하반기에 애플도 스마트워치인 아이워치를 공개하면 미래사물인터넷(IOT)시대를 대비한 OS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웨어러블 산업은 성장잠재력이 크고 응용분야가 많은데 정보통신기술과 인프라에 세계 최고의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는 글로벌경쟁력을 갖추기가 용이하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도 대기업, 중소기업, 대학과 연구기간과 협력해서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산업육성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스마트기기 연구개발(R&D)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400억 원 내지 700억 원의 예산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IT산업은 큰 흐름(Mega Trend)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IT경쟁력은 장기간 후퇴한다. 그러므로 웨어러블 시장에 대한 선제적 육성이 시급하다. 스마트화라는 메가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해 애플의 열풍에 우리나라 기업이 수년간 아니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웨어러블 메가트렌드에 기기뿐만 아니라 운영체계(OS), 부품, 소재와 솔루션까지 체계적으로 육성해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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