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남 에듀윌 대표 한양대 특임교수

 
영업전략회의가 한창 진행 중인 A기업 대회의실 안, 영업팀 김진석(가명) 대리가 이번에 신규 출시된 상품의 영업전략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지만 회의에 참석한 인원 중 김 대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기획팀 윤 대리는 전에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인데 이걸 또 들어야 하나하며 딴생각을 하고 있고, 마케팅팀 박 과장은 오늘 도대체 회의만 몇 번째야. 4시에 있을 팀 회의에 참석하려면 10분 안에 회의가 마무리 되어야 하는데 김 대리는 왜 이렇게 말이 많은 거지하며 초조해 하고 있다. 신규 출시 상품의 영업과 관련한 중요 회의라 회의 시간은 2시간 가까이 소요되었지만 회의를 마치고 난 직원들의 표정은 그다지 만족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조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회의. 각기 다른 업무를 하는 여러 팀이 유기적으로 서로 협력하며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보통 회의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본 A기업의 사례처럼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도대체 별 소득도 없는 회의를 왜 하는 거야? 회의만 하다가 시간을 다 보내겠네하며 회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회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는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실제 업무에 크게 반영되지 않거나 장황하게 시간만 길어지고 뚜렷한 결론은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최근에는 회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효율적인 회의문화 정착을 위해 회의 방식에 변화를 주는 기업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C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앉아서 하는 회의의 기본 방식에서 벗어나 서서 회의를 진행하는 스텐딩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서 회의를 진행할 경우 상대적으로 회의 시간도 짧아지고, 집중력도 높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런가 하면 L전자는 회의 문화 개선 프로그램 111을 실시한 바 있다. 회의 자료는 최소 1일 전 공유하고,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로, 회의 결과는 1일 내 배포를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에서는 회의실 안에 타이머를 설치해 회의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하는가 하면, 샌드위치를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는 회의를 진행하는 기업도 있다.

회의 진행의 방식은 다양하지만 이러한 회의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내 회의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해 그 안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와 좋은 아이디어를 얻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진행되고 있는 회의문화는 어떠한지 한번 생각해 보자. “회의합시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회의가 너무 많은 것 같아’ ‘이 회의는 대체 왜 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든다면 사내 회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기업에서도 다 이런 식으로 회의하는데, 하며 무심히 넘겨버린다면 그 기업은 더 이상 발전해 나가기 어렵다. 회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회의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자신이 속한 조직에 최적화된 회의문화 만들기에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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