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성서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한 영화 ‘노아’가 오는 20일 개봉한다.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신에게 선택받은 노아의 인간적 갈등 중심 이뤄
성경적 내용과는 거리 있어… SF적 요소 강해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 들고 시집 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성경 마태복음 24장 중에서)

2014년 할리우드는 성경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케이블TV 드라마 ‘더 바이블’에서 예수의 일대기를 영화화한 ‘선 오브 갓’, 모세의 스토리를 다룬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엑소더스’, 브래드 피트가 ‘빌라도’ 역을 맡은 ‘본디오 빌라도’ 등이 극장 개봉을 앞둔 가운데 영화 ‘노아’가 올해 국내 개봉 종교영화 중 첫 스타트를 끊었다.

‘블랙스완’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노아’는 창세기 속 ‘노아의 방주’ 스토리를 영화화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는 한 마디로 성경과는 차이가 크다.

성경에서 노아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고 계시를 받아 방주를 만들었던 인물이다. 홍수로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할 때엔 노아와 노아의 가족만이 방주에 올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런 성경적 팩트를 가지고 감독은 인간적 고뇌에 빠진 노아와 노아의 가족을 대서사로 풀어 영화에 담았다.

신의 메신저로서 신념과 인간적 갈등에서 번뇌하는 노아와 그의 가족이 겪는 대립은 그동안 성경에서 ‘의인’이라고 일컬어 졌던 인물과는 온도 차가 있다. 성경에서 말하지 않은 노아의 심리를 감독은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영화에서 감독은 땅에 떨어진 타락한 천사를 인간의 도우미 혹은 감시자로 표현하고 있다.

또 성경에서는 홍수가 올 때까지도 노아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사람들의 반응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부패한 가인의 자손들이 홍수 심판을 감지하고 노아의 방주를 사수하려 든다.

성경에서 등장하는 노아의 가족은 노아 자신과 그의 아내, 그리고 아들 샘, 함, 야벳과 자부들로 구성되는데 영화는 이 내용도 영화적 장치를 위해 과감히 변형했다.

무엇보다 영화는 인간의 신분으로 신의 대언자가 돼 겪게 되는 노아의 내적 심리를 표현함으로써 노아라는 인물의 이해를 구하고 있다.

영화는 등장인물 등 여러 요소를 성경과 달리 표현하고 있지만 노아의 방주나 당시에 현존했을 동식물들을 구현해 내는 데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노아’에서 감독은 방주를 컴퓨터그래픽 작업으로 진행하지 않고 실제 방주를 만들어 영화에 등장시켰다. 1200평 6층 건물 규모의 방주 재현은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감독과 제작진의 고집으로 완성됐다. 또 멸종된 동물들까지 복원해 영화에 등장시켰다.

거대한 스케일과 더불어 영화에서는 ‘감시자들’이라는 캐릭터를 SF적으로 표현해내 독특한 장르를 만들어 스케일의 사이즈를 넓혔다.

신약성서에서 ‘인자의 임함 때’가 노아 때와 같다고 표현하고 있는데, 과연 노아의 홍수는 어떤 메시지를 지니고 있는가.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홍수를 ‘종말’ 혹은 ‘끝’이라고 아우성칠 때 노아만이 ‘새로운 시작’이라고 표현하는데, 과연 방주의 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

성경이 스포일러인 영화 ‘노아’는 오는 20일 국내 개봉한다. 러닝타임 1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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